Ⅰ. 서론
고령가구는 생애주기의 특성상 다른 유형의 가구에 비해 주택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주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그룹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령가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이 쇠퇴하고 있어서 주거서비스 외에도 기존 주택내부 혹은 인근에서 돌봄이나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게 된다. 고령가구는 나이에 따라 다시 75세 이상의 후기고령가구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때를 기점으로 건강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에 거주하는 주택을 떠나 노인복지주택 등 새로운 유형의 주택과 주거환경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의 경우 고령화의 진전이 가져올 새로운 고령자주택에 대한 공급체계의 구축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령가구들은 기존 주거지에 대한 애착으로 과거에 형성된 사회적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이유 등으로 인해 지역거주(aging in place)를 선택하게 된다. 고령가구들은 청년이나 중장년층에 비해 주거이동의 빈도가 적은 편이나 새로운 어메니티의 추구나 건강상의 문제로 인한 자녀에의 의존도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주거지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고령가구들이 어떤 이유로 주거를 이동하게 되며, 고령가구의 이동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은 고령자주택 공급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고령자주택정책에서 중요한 점은 고령가구들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며, 이런 점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택공급체계의 구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급격한 고령화 추이를 고려하여 고령자 맞춤형 주택공급방안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령자주택은 건강의 관점에서 보면 보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고령자그룹으로부터 건강정도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돌봄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주택으로 구분할 수 있다(Howe et al., 2013).
본 연구는 고령가구를 대상으로 이들 가구의 65세 이후의 노년기 주거이동의 특성을 분석하고, 주거이동의 영향요인을 분석함으로써 고령자를 위한 주택공급정책을 수립하는데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고찰
전통적으로 인구이동에 관한 연구는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에서 각각 이루어져 왔으며, 그에 따라 적용된 모형과 변수들로 차별화되었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연구는 지역간 인구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실업률, 소득, 취업기회 등과 같은 경제적 요인이나 교육, 주택, 문화시설 및 삶의 질과 같은 요인들을 통해 지역 간 인구이동을 설명하고 있다.1) 한편, 미시적 관점에서의 연구는 개개인의 이동행태나 성향을 중시하고, 개개인이 특정한 목적지를 선택하는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인구이동을 설명하고 있다(이희연․노승철, 2010).
인구이동의 미시적 접근법 중에서 인적 자본이론은 인구이동을 하나의 투자행위로 보고 기대수익이 기대비용보다 클 때 이동을 선택하게 된다는 관점이다. 소비이론은 투자의 관점이 아니라 소비적 관점에서 접근하였으며, 인구이동을 소비재(consumption goods)로 간주하고 있다. 도착지의 교육, 문화 등의 소비동기가 출발지보다 클 경우 인구이동이 유발된다. 이에 비해 인구이동 의사결정모델은 이주자와 비이주자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별가구의 주택수요는 주거이동을 동반하기 때문에 주거이동은 주택관련 요인들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주거지의 이동은 주거서비스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이런 요소로는 주택의 위치, 근린주구환경, 쾌적성, 근접성, 투자가치 등 다양한 주택관련 요인이 작용한다(김리영․양광식, 2013). 또한 노인가구의 주거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디자인적 요소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김진엽, 2023).
미시적 관점에서 가구의 주거이동을 설명할 경우 가구의 생애주기를 감안할 필요성이 있으며, 가구주의 연령에 따라 주거이동의 동기나 패턴은 다를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가구의 생애주기에 따라 주거이동의 요인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한 연구들은 이런 차이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최성호․이창무, 2013; 홍성효․유수영, 2012).
본 연구의 초점인 고령가구의 주거이동과 관련해서 선행연구(Litwak and Longino, 1987)에서는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장거리 이동을 통해서 온화한 기구나 출생지 인근으로 이동하는 혜택을 누리는 경우로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가구들이다. 둘째, 보다 고령의 가구들이 일상적인 업무의 수행이 어려운 경우 도움을 받는 자녀 근처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셋째, 필요한 도움의 수준이 매우 높고 심각한 장애가 촉발된 경우로 이 단계에서 고령가구들은 돌봄시설로 이동을 하게 된다.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이 이전 생애주기의 가구에 비해 다른 점은 고령가구의 이동은 개인의 자율성의 감소로 촉발된다는 점이다(Stimson and McCrea, 2004). 몇몇 개인 및 가구특성들은 고령가구의 이주결정에 기여하게 되는데, 가족의 유대관계, 친구의 존재, 건강의 쇠퇴로 인한 도움의 필요성과 같은 요인들이다. 고령가구들의 주거이동 결정에서 이런 요인들의 관련성은 개인 및 가구 간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젊은 은퇴자들은 어메니티를 누릴 수 있는 입지를 선택하는 반면, 고령의 은퇴가구들은 범죄의 두려움, 배우자의 사망, 건강문제의 결과로서 이주를 결정하게 된다.
국내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을 분석한 연구들은 주로 주거이동계획의 영향요인이나 주거이동과 주택점유형태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많다. 김진영․권오정(2015)은 수도권 내 6개 신도시로 이주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거이동 전․후의 주거만족도를 비교하였으며, 향후 주거이동계획의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노인가구의 주거이동의 특징은 주거이동에서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 못지 않게 자녀의 권유와 같은 비자발적인 동기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고진수․최막중(2015)은 노년가구의 주거이동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였으며, 주택점유형태가 자가인 경우 주거이동 확률이 낮아지며,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독거노인일수록 그리고 거주지가 서울인 경우 주거이동 확률이 높아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주택점유형태가 자가이거나 주거만족도가 낮고, 거주기간이 길수록 주거이동 확률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주연․전희정(2018)의 연구는 비교정태분석을 통해 2006년과 2016년의 노인가구의 주거이동 의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2006년에 비해 2016년에 노인가구의 주거이동의향이 2.01%에서 4.59%로 상승하였으며, 노인가구는 자가가 아닌 경우나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주거이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인가구의 학력이 높을수록 주거이동확률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2006년과 비교할 경우 2016년에는 노인의 주거이동의 영향요인으로서 경제적 변수들의 영향력이 증가했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승권․이학동(2010)은 개인의 의사결정에 초점을 두는 행태적 접근방법으로 가구의 주거이동에서 건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조건을 부여한 후 노후시기 주거이동계획의 영향요인을 검증하였다. 노년기의 주택유형과 주택점유형태 선택에서 가구의 건강과 배우자 여부 변수가 주택의 규모 축소나 노인복지주택의 선택 등에 영향을 줌을 실증하였다.
고령가구의 주거이동과 주택점유형태 변화를 분석한 연구로 이경애․정의철(2016)은 고연령 자가가구를 대상으로 주거이동 시 주택점유형태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도출한 바 있다. 분석결과, 배우자의 존재 유무와 동거 자녀수의 증가 등이 주거이동과 점유형태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정보선․이상엽(2021)은 고령화 패널조사를 이용하여 고령가구가 임차로 전환할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검증하였다. 노인가구는 혼인상태가 변화되거나 건강상태가 나빠지는 경우 임차로 주택 점유형태를 전환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성인자녀가구의 특성이 고령가구의 임차전환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성인자녀로부터 이전소득을 받는 경우와 거주지로부터 30분이내 근거리에 자녀가 거주하는 경우에는 반대로 임차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고령가구의 주거이동과 관련된 해외연구들은 주로 주거이동의 동기를 분석하고 그 영향요인을 분석한 바 있다. Winke(2017)는 고령기 노년가구의 주거이동 동기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고, 주거이동 동기에 따라 이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차별적임을 검증하였다. Stimson and McGrea(2004)는 요인분석과 경로분석을 활용해서 호주 은퇴가구의 주거이동 의사결정과정을 모델링하였다. 호주의 은퇴자마을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주거이동의 압출요인과 흡입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자의 경우 생활양식, 주택수리, 사회적 고립 등의 변수들을, 후자의 경우에는 건조환경, 입지적 특성과 기존 생활양식의 유지욕구 등이 주요한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Fernández-carro(2012)는 유럽의 고령자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해서 고령자의 65세 이후 주거이동 패턴 분석과 그 영향요인을 검증한 바 있다. 분석대상 유럽국가는 모두 8개 국가이며, 국가별 노년기 주거이동의 비율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평균적으로 31%의 노인가구가 주거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구의 사회경제적 변수와 건강, 거주지역 그리고 국가특성이 노년기 주거이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한 바 있다. Andersson and Abramsson(2012)은 스웨덴의 고령가구를 대상으로 고령가구들이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을 떠나 아파트로 이주할지와 자가에서 차가로 전환할지에 대한 분석을 시행하였다. 1920년대부터 1940년대에 태어난 가구들에 대한 이주패턴 분석결과, 대부분의 가구들은 현 주택에 남았으나 4분의 1정도의 가구는 이주를 했으며, 일부의 가구들은 자가에서 임차로 전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령가구들은 주거이동의 동기와 이동패턴 등에서 다른 생애주기의 가구와 차별화된 특성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령가구는 주거입지에서 자녀와의 근접성을 고려하며(유재언, 2017), 돌봄의 필요성(권현주, 2014)이 주요한 주거이동의 동기로 작용한다.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은 다양한 모형으로 설명가능한데 그 중에서도 압출․흡인모델의 관점에서 설명한 연구들이 가장 많다(Franco et al., 2021). 또한 고령가구는 특정한 주택유형을 선호한다기보다는 가구의 특성에 따라 보다 다양한 주택선호체계를 가지고 있다(박동하․김준형, 2021).
따라서 고령가구의 주거이동과 주택점유형태 그리고 선호 주택유형 간에는 체계적인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변화하는 주거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고령자 맞춤형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가 노년기 주거이동과 관련된 선행연구들과 비교해서 가진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향후 주거이동계획의 관점에서 이를 분석한데 비해, 본 연구에서는 실제로 실현된 주거이동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요인 중에서 주목할 변수로는 노인가구의 주거이동이 자녀세대와의 관계나 과거의 주거경험, 건강요인 등의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 변수 중에서 특히 자녀유무와 과거 주거경험(이사횟수)과 가구주 나이를 모형에 포함함으로써 선행연구들이 고려하지 못한 요인들을 포함함으로써 고령가구 고유의 주거이동요인을 고려하였다.
Ⅲ. 분석자료 및 모형
본 연구의 분석자료는 주거기본법에 의거해서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일반가구 대상 2020년 주거실태조사자료를 활용하였다(통계청, 2020). 동 자료는 국민의 주거생활에 관한 현황을 파악하는데 1차적인 목적이 있으며, 조사결과는 주거관련 연구 활용, 다양한 국민계층의 특성에 부응하는 주거정책 수립 지원 등의 효과가 있다.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하기 위해 활용가능한 자료로 노동패널조사, 복지패널조사 등의 자료를 검토할 수 있으며, 복지패널조사자료의 경우 고령가구의 건강상태 등의 변수를 활용가능하다. 본 연구에서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한 이유는 가구의 현 주택과 이전 주택 관련 내용들을 조사하고 있어서 고령가구가 65세 이후에 이주를 했는지 여부와 65세 이후에 이동을 하기까지 소요시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거실태조사자료에서는 가구의 주거경험과 주택환경 등의 변수를 분석에 활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거실태조사 자료는 크게 주택 및 주거환경, 주거의식 및 주거계획, 정책평가 및 정책수요 그리고 가구에 관한 사항과 배경문항으로 구성된다. 본 연구의 분석에 주로 활용한 변수로 주택 및 주거환경에서는 현재주택 거주년도와 점유형태 그리고 주택유형을, 주거의식 및 주거계획에서는 과거의 이사횟수를 활용하였으며, 가구에 관한 사항에서는 가구주성별 변수를 이용하였다(<표 1> 참조).
생존분석 혹은 사건사분석이라고 일컫는 통계방법은 특정의 사건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을 분석하는데 활용된다. 여러 영역에서 관찰대상을 일정시간 추적하여 특정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하고 나아서가 사건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고자 할 때가 많다. 생존분석은 사망이라는 사건까지의 시간, 즉 생존시간을 분석하는 것에서 그 기법이 발전한 것으로 인구학, 의학, 경제학 분야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박재빈, 2008). 본 연구에서는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이라는 사건이 발생가능성을 콕스비례위험모형을 적용하여 그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이 모형은 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입가능성이나(부경희 외, 2021), 최저주거기준미달가구 지속기간을 결정(이다은․서원석, 2019)하는데 있어서 관련 변인들의 영향력을 검증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콕스비례위험모형의 개념적 모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속성 x1, …, xp 를 갖는 개체의 생존시간 t에 대한 설명모형으로 콕스 회귀는 다음을 상정한다(허명회, 2014).
여기서 h(|x1, …, xp)는 위험함수이다. 즉 순간 사망률을 뜻한다고 볼 수 있고 수학적으로는
로 정의된다(f(t | x1, …, xp)는 확률밀도, S(t | x1, …, xp)는 생존함수). 그리고 h0 (t)는 준거 위험함수이다(x1, …, xp이 모두 0인 개체의 위험함수). <식 1>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속성 x1′, x2′ …xp′를 갖는 개체는 x1″, x2″ …xp″ 를 갖는 개체에 비교하여 exp(β1 (x1′−x1″)+…+βp (xp′−βp″))의 배의 위험률을 갖는다. 즉,
<식 2>의 좌변은 위험함수의 비이고, 우변은 시간 t에 대하여는 상수가 된다. 따라서 Cox회귀를 비례위험모형이라고도 한다. 다시 말하여, 개체들이 각기 다른 수명을 갖는 원인으로 개체가 갖는 제 속성의 차이를 고려한다.
콕스비례위험모형에서 종속변수는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으로 고령가구(65세 이상 가구)가 65세 이후 이사 시까지의 소요시간과 노년기 주거이동 여부로 구성된다. 주거실태조사에서는 현 주택의 최초 입주시기를 조사하고 있어서 조사시점인 2020년 기준으로 고령가구 중에서(만65세) 65세 이후에 현 주택으로 주거이동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고령가구 중 65세 이후에 현 주택에 입주한 가구는 노년기 주거이동을 시행한 가구로 선정된다.2)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독립변수들은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선정하였다.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주거이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가구주의 연령이나 가구구성, 가구소득 등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이나 주택특성 그리고 주거환경 변수 등을 활용하였다. 선행연구들은 주로 고령가구의 주거이동계획 여부를 종속변수로 하였다는 점에서 주거만족도와 같은 주거환경 변수를 독립변수로 활용하였으나, 본 연구는 주거이동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들 변수는 제외하였다. 그리고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는 자녀와의 관계, 과거의 이사횟수와 같은 주거경험(Hayward, 2022) 변수를 독립변수로 포함하였다(<표 2> 참조).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변수로는 고령가구 가구주의 학력 그리고 가구유형과 가구주 성별 변수를 포함하였다. 가구유형의 경우, 기타 가구를 기준변수로 해서 1인 가구와 부부가구 여부를 변수에 포함하였다.
자녀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변수로는 자녀 유무와 자녀로부터의 소득지원 여부 변수를 채택하였다. 그리고 고령가구의 주거특성 변수로는 현주거지 이전의 이사횟수와 현주택의 점유형태 및 주택유형 변수를 포함하였다. 주택의 점유형태는 자가에 비해 차가의 경우가 주거이동의 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의향을 분석한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이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구주 학력의 경우 소득변수와 함께 주거이동의 결정에 정(+)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구주의 학력기준을 고등학교 졸업을 기준으로 더미변수화 하였는데, 고령가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이상 가구의 비율이 적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였다.
Ⅳ. 실증분석 결과
65세 이후에 주거이동을 선택한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가능성에 대한 요인 분석에 앞서 고령가구 중 노년기에 주거를 이동한 가구와 이동하지 않는 가구 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먼저 주거실태조사자료를 통해서 국내 고령가구의 65세 이후 이동가구의 비율은 4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본 연구와 유사한 분석틀을 활용하여 유럽 8개 국가의 고령자의 주거이동비율을 분석한 선행연구(Fernández-carro, 2012)에서 제시한 평균 이동률 31%를 감안 할때 상당히 높은 이주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노년기 주거이동 여부에 따라 가구들을 나눈 결과, 대부분의 사회경제적 특성면에서 두 그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구주 성별이 여성일 경우 남성 가구주에 비해서 노년기 이주를 결정한 비율이 높은 반면 가구주 학력의 경우에는 고졸 이상 학력을 가진 가구 중에서는 이주를 결정하지 않는 가구의 비율이 더 높았다(<표 3> 참조).
자녀로부터 지원을 받는 고령자가구는 자녀의 경제적 도움에 기반해서 노년기 이주를 결정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주택점유형태와 관련해서는 임차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주거이동을 결정할 가능성이 많았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주택점유형태와 주거이동 간의 상관성 분석결과와도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 여부와 관련해서 주목할 변수는 과거 이사횟수인데, 이주를 결정한 가구가 평균 이사횟수가 5.63회인데 비해 이전 주택에서 계속 거주하는 가구의 평균 이사횟수는 4.4회로 적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선행연구에서 중장년기의 주거이동 이력이 노년기 주거이동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와도 일치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노년기 주거이동을 결정한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시기를 연령대별로 구분하였다. 대체적으로 고령가구는 기준 시점인 65세 이후부터 주거이동이 증가해서 79세에 주거이동이 정점에 달하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점차적으로 이동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가구는 선행연구의 분석에서처럼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로 주거이동을 결정하게 되는데, 후기고령가구에 해당하는 75세 이상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은 주로 건강악화와 요양병원 등으로의 이동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림 1> 참조).
노년기 주거이동 여부의 결정은 고령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며, 고령가구 역시 다른 생애주기의 가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이유로 주거지를 조정하게 된다. 그런데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결정에서는 건강이나 중․장년기의 주거이력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주게 된다.
분석에 포함된 독립변수는 모두 14개이며, 독립변수의 기초통계량은 <표 4>와 같다. 분석대상 고령가구 중 노년기에 주거를 이동한 가구의 비율은 약 40%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고령가구의 가구주 성별은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65세 이후에 주거이동을 결정한 고령자가구의 평균 나이는 78세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고령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1만원 수준이며, 국민기초생활대상자는 전체의 7%로 나타났다.
고령가구 중 자녀가 있는 가구는 대상가구의 약 18%였으며, 자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는 가구는 전체 분석대상 고령자가구 중 40%로 나타났다.
가구의 주거특성과 관련해서는 전체 가구의 약 26%가 임차가구였으며,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은 각각 50%와 48%로 조사되었다.
분석모형 추정 결과는 가구의 사회경제적 변수들과 주거특성 변수들 중 대부분의 변수들이 노년기 주거이동 여부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들에서 노년기 주거이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난 자녀와의 관계변수 중 자녀 유무는 주거이동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표 5> 참조).
여성 가구주는 남성 가구주에 비해 노년기 주거이동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가구주의 나이나 후기고령가구 여부 변수는 주거이동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가구소득 변수는 주거이동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노년기 주거이동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3) 즉 고등학교 졸업이상의 학력을 가진 가구주는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약 1.17배 주거이동의 확률이 높아지며, 이것은 보다 짧은 시간 안에 주거이동을 하게 됨을 의미하게 된다. 국민기초생활대상자 여부는 가구의 사회경제적 상태를 나타내는 변수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가구를 의미하는 변수인데 국민기초생활대상자로 선정된 가구는 다른 가구에 비해 주거이동의 확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의 경제적 측면에서의 제약이 주거이동의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자녀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변수로 자녀 유무와 자녀로부터의 지원 여부 변수를 도입하였으며, 이중 자녀가 있는 경우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가능성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선택시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거특성 변수중 과거 이사횟수의 변수의 경우 이사횟수가 늘어날수록 노년기 주거이동의 확률을 높이게 되는데,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과거에 보다 적극적으로 주거이동을 경험한 가구들이 노년기에 보다 주거이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고령자가구의 주택유형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가능성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주택유형이 기준변수(오피스텔 등) 주택유형에 비해 주거안정이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 한편, 고령가구의 거주지역 변수로서 도시지역 거주여부는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콕스비례위험모형에서 노년가구의 주거이동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개별 변수별로 추정해본 결과는 <그림 2>, <그림 3>과 같다. 즉 가구주가 남성인 경우에는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이 여성 가구주에 비해 크게 감소하며, 주택점유형태가 임차인 경우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이 크게 증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주요 독립변수들의 분석결과는 <부록>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주제인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구의 사회경제적 변수 중에서 가구주 성별이나 나이 그리고 가구주 학력 변수가 노년기 주거이동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연구의 분석결과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여성노인가구의 경우 남성노인가구에 비해 주거이동의 확률이 높았으며, 학력 변수 역시 상대적으로 고학력 가구의 주거이동 확률이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선행연구에서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난 가구유형이나 자녀와의 관계 변수 역시 노년기 주거이동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 부부가구이거나 자녀가 있는 경우 노년기 주거이동의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가구는 노년기 주거이동에서 자녀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부부가 모두 생존해 있는 경우 주거이동의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가구의 주거특성 변수 중에서 노년기 주거이동의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로는 과거 주택경험과 주택점유형태 변수로 나타났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생애주기 관점에서 노년기 이전의 주거이동 경험이 노년기의 주거이동을 좌우하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택점유형태의 경우, 임차의 경우가 보다 주거이동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난 것은 기존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 볼 수 있다.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는 고령가구의 노년기 이후의 주거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고령가구 중 노년기에 주거를 이동한 가구를 대상으로 주거이동의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많은 고령가구들이 노년기에도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이유로 주거를 이동하고 있으며, 주거이동의 요인들은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 그리고 주거특성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결과와 선행연구들은 고령가구들이 과거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거이동을 통해서 주택점유형태와 주택유형을 조정함으로써 자신들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주거의 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가구의 노년기 주거이동 패턴 분석에서 분석대상 고령가구의 40%가 노년기에 주거를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령가구의 다양한 주거수요를 감안한 정책적 노력이 매우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고령가구의 생애주기를 감안하고, 고령가구 내에서 다양한 주택선호체계를 고려하여 이에 기반한 고령자주택정책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고령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 그리고 과거의 주거경험이나 주택점유형태와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고령가구의 주거이동, 특히 노년기 이후의 주거이동의 선택과 관련한 미시적인 분석으로서 가구의 행태적인 측면에서 주거이동의 동기를 분석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고령가구의 주거이동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건강관련 변수나 혼인상태 변수 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분석자료가 가진 한계점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고령가구의 건강변수를 포함하여 보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함으로써 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