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주거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단위이며(United Nations, 1976), 도시 내 도시민의 하루 일상생활이 시작되고 종료되는 기·종점이다(고승욱 외, 2023b). 삶의 필수 요소인 주거공간은 도시 내 한정된 자원이자 개인 및 가구의 자산으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양호한 주거지는 고가의 주거비용을 요구한다. 즉 직주근접, 주거환경, 투자가치 등으로 인한 주거수요는 주거비용에 영향을 미침을 의미하며(Kain, 1968), 주거비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매매시장 주거비 측면에서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헤도닉 모형, 주택구매능력 지표(price to income ratio, PIR)와 더불어 임차시장 주거비 측면의 주거비 부담수준(rent to income ratio, RIR), 슈바베지수 등이 연구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전세’라는 독특한 제도를 갖고 있다. 전세는 주택을 임차할 시, 차주로부터 일정한 금액을 기탁하고 별도의 임대료 없이 거주 후 주택반환 시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로 과거 고려시대 농촌사회의 전당(典當)으로부터 발전되어 왔다(윤대성, 2009). 이후 조선 시대에서는 ‘가옥 임차시 차주로부터 일정의 금액을 가주에게 기탁하고 따로 차임 지불없이 사용하고, 가옥 반환 시에 이르러 그 반려를 받는 것’으로 발전되어(곽윤직, 1961), 현대사회까지 유지되고 있는 주택임차제도이다. 이 제도는 전세목돈이 있는 임차인은 월 지출액이 없으므로 부담감이 적은 장점이 있고,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에 기반한 갭투자를 통하여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거주 또는 투자 수단의 양면성을 갖고 있어 서울과 같이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전세제도가 많이 활용된다. 주거실태조사 주택점유비율을 보면, 2019년 전국기준 전세비율은 15.1%이고 서울은 26%로 전국의 수치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통계청, 2020).
전세 주거비, 즉 전세가격은 주택가격의 60% 수준으로 그 비용이 상당하므로 주택가격 변동뿐만 아니라 전세가격 변동도 우리나라 주택시장 현황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은 상호간 연동되는 경향이 있으나(성주한·서진형, 2015), 최근 주택가격대비 전세가격의 하락폭이 커져 다양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위험 전세 문제인데, 이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오히려 초과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깡통전세라고도 지칭되고 있다(김진유, 2022). 또한, 깡통전세는 전세사기를 발생시키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데, 당장은 표면상으로 문제가 없으나 보증금 반환 시 임대인이 주택을 매각하더라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김성우·정건섭, 2023). 즉,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임대인은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신용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2020~2022년 계약된 주택 중 깡통주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약 12만 건에 달하여 전세 만기시점 시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오세정, 2023). 정부에서는 깡통전세를 포함하여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기준 완화 및 범위 확대 등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국토교통부, 2023). 그러나 대부분의 관련 대책들은 반환보증금 지원, 전세피해 지원센터 등 사후적 대처 위주이다. 깡통전세 문제를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깡통전세를 판단 기준이 되는 전세가율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및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전세가율을 형성하는 요인을 밝히는 여러 연구가 수행된 바 있는데(성주한·서진형, 2015; 안영빈, 2022; 이인재·박진백, 2019; 정승영·박운선, 2015; 최정일·이옥동, 2018), 금리, 소비자물가지수, 주택가격, 주택건설 인·허가, 주택매매심리가 전세가율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전세가율을 지역단위에서 분석한 한계가 있다. 지역단위의 전세가율은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간극 수준을 측정하는 데 유용할지라도, 실질적으로 깡통전세를 칭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주택 또는 단지수준에서 측정되어야 한다. 또한 향후 깡통전세 모니터링 및 예방 측면에서 거시적 변수보다 해당 주택이 갖고 있는 물리적 특성과 주변 근린환경 특성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 연구의 목적은 주택의 물리적 특성과 주변 근린환경 특성이 깡통전세 여부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의 결과는 깡통전세 위험을 사전적으로 살펴보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공공뿐만 아니라 개인의 주거선택에 있어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주택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공간적 범위는 서울시이고 시간적 범위는 2022년 상반기(1~6월)이다.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은 서론으로 연구의 배경과 목적 그리고 연구의 범위와 구성을 기술하였고, 2장 이론 및 선행연구 고찰은 연구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게 주택시장의 이론적 고찰, 전세가율에 미치는 영향요인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를 바탕으로 연구의 차별성을 제시하였다. 3장은 실증분석을 위한 자료 구축 및 분석모형 설정 내용을 작성하였으며, 4장에서는 실증분석 결과해석을 수행하였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연구결과를 요약하였고, 연구의 정책적 시사점 및 한계점을 제시하였다.
II. 제도 및 선행연구 고찰
전세제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주택임대차 계약형태로 정의되고 있다(서승환, 1998). 그러나 일부 연구에 의하면 해외에도 존재하고 있는 제도이며, 인도, 아프가니스탄, 볼리비아 등의 소수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진유, 2015; Farfan, 2004; Feather, 2018; Navarro and Turnbull, 2010). 주택이나 토지에 대해서 보증금을 지불하면 일정 기간 동안 임차인이 점유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나, 우리나라처럼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김진유(2015)는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 제도가 우리나라 전세제도와 가장 유사한 제도이나 전체 점유형태 중 3%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전세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는 못한다고 하였다. 또한 다수의 관련 국내·외 연구에서 ‘Jeonse’로 고유명사화한 것을 비추어보면 우리나라 중심의 독특한 제도라 할 수 있다(김기중, 2023; 김기중 외, 2021; 김지연·남진, 2021; Yun, 2021). 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국내의 전세제도를 바라봤을 때, 사금융 역할을 하는 제도의 성격이 강한 특이한 한국의 고유한 계약형태로 평가받고 있다(Ambrose and Kim, 2008; Ronald and Jin, 2015).
전세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사금융을 통해 소자본으로 자가를 소유하고 가격상승 추세를 활용하여 자산증식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다(이용식, 2021). 이는 임차인과 임대인 각각의 입장에서 상이한 효과가 나타나는데, 먼저 임차인의 경우에는 주거점유 형태 중 상대적으로 월부담 금액이 높은 월세와 비교하면 월부담금이 없다는 점이 존재한다. 즉, 주거안정 차원에서 임차형태로는 가장 안정적이며, 월 부담금이 없기 때문에 재산축적이 가능해 향후 자가보유를 위한 자산증식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김진유, 2015). 임대인의 관점에서는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적은 주택을 대상으로 보증금을 승계하여 적은 자본금으로 주택을 매입한 이후 시세차익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는 방법, 갭투자로 전세를 활용한다(박진백 외, 2023).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은 주택가격과 동조 현상을 보인다(전해정, 2017; 조태진, 2015; 한동근, 2008). 즉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기간에서는 전세가격도 동시에 상승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실증분석의 결과는 주택시장 활황기에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변화추세를 보면, 2020년까지 우상향하는 추세로 지속적으로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상승하였다. 하지만 최근 2022년 상반기 이후 급격한 하락기를 맞았고 특히 전세가격의 하락폭이 주택가격 하락폭에 비하여 커짐에 따라 사회적 이슈가 나타나게 되었다.
전세와 관련한 사회적 문제는 다양한데, 관련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전세사기’란 집주인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가로채는 행위이다. 이중계약, 불법 중개사무소, 중복계약, 명의변경 등이 전세사기로 분류되며, 악의적 목적 없이 전세금을 통한 투자 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은 단순 투자실패로 구분된다(황세은·장희순, 2023). 한편 ‘보증사고’란,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통칭한다(김진유, 2022). 보증사고의 대표적인 유형이 깡통전세와 역전세인데, ‘깡통전세’는 주택의 전세금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전세가율의 주택을 의미하며(최종일·장병기, 2022), 다른 측면으로는 임차인의 채무 불이행으로 주택이 경매에 부쳐졌으나 낙찰가격이 전세금에 못 미치는 주택을 의미한다. ‘역전세’는 계약만료시점의 전세가격이 계약시점의 전세가격보다 낮은 상황을 말한다(민병철, 2021).
깡통전세는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관계, 전세가율을 기반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을 형성하는 각각의 요인과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상호관계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주택가격은 입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입지는 주택의 근린환경 특성으로 요약된다(Mankiw and Weil, 1989; McMillen, 2003). 근린환경 특성 중 대표적인 변수는 토지이용과 더불어 교통 및 시설과 같은 도시인프라이다. 이는 도시의 공간적 특성에 따라서 기능이 상이하므로 차별화될 수 있다(이승일, 2022). 교통시설을 대표하는 지표는 대중교통이며,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을수록 해당 지역의 교통서비스가 양호하여 주택가격에 양(+)의 영향을 미친다(김태경·박헌수, 2008). 특히 대중교통 수단 중 지하철은 접근성이 좋을수록 주택가격에 상승 미치는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주거지로부터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주택가격이 높다(김남주, 2012). 또한, 지하철역 개통에 따라 새롭게 역세권에 편입된 주택은 지하철 접근성의 향상으로 인해(최성호·성현곤, 2011; Bae et al., 2003), 지하철역 개통 이후에는 주변 개발의 파급효과로 인해 점진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강재원·성현곤, 2019). 또한, 지하철과 함께 대중교통을 대표하는 버스의 경우에는 버스정류장을 통과하는 버스의 노선 수와 주거지역 인근의 버스정류장 밀도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에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성현곤, 2011). 이 밖에도 개인교통수단 측면에서 승용차를 이용하기 유리한 공간일수록 주택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흥운·김태호(2009)의 연구에서는 고속도로 IC입구까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주택가격이 하락하였고, 채정표·성현곤(2019)은 도로네트워크 접근성이 양호할수록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구결과를 도출하였다.
근린환경 특성 외 주택의 물리적 특성도 주택가격의 중요한 요인인데, 토지이용의 복합도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에서는 토지이용 복합도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에 음(−)의 영향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주택면적이 넓을수록, 신축일수록 주택가격에 양(+)의 효과가 나타났다(진은애 외, 2016). 특히,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주택이 입지한 공간구조특성에 영향을 받아(Evans, 2001), 실제 위치한 주택의 지형적 특성과 조망 그리고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주택가격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훈(2018)의 연구에서는 경사도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에 음(−)의 영향을 미치며, 윤정중·유완(2001)의 연구에서는 지형적 특성에 따른 조망권이 높은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일반적으로 주거만족도가 높을 지역일수록 주택가격은 높게 책정되고 있고(장윤정·고승욱, 2021), 가구의 인구사회학적인 특성에 따라 주거만족도에 긍정적 요인은 상이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주거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가구들은 우수한 교육환경을 선호하고 있고, 주거만족도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최열·권연화, 2004).
한편, 전세가격은 매매가격과 달리 장기적인 투자가치 요인이 혼재되어 있지 않고 주거 사용가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도 매매가격을 대신하는 변수로 활용되었다(임상수, 2012). 전세가격은 전세시장의 수요공급 특성에 따른 영향과 거시경제적 영향을 함께 받는다(김은미, 2022). 후자에 초점을 둔 선행연구들은 시계열분석을 활용하여 금융시장, 법제도, 개발사업 등의 거시경제적 변화가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김은미, 2022; 유승동, 2021; 지규현 외, 2017). 반면에, 수요공급 특성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 선행연구들은 주택의 물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공간적인 차이까지 규명할 수 있는 헤도닉 가격 모형(hedonic price model)에 주로 이론적인 근거를 두고 있으며 횡단면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다(정성훈·강준모, 2002).
전세가격의 영향요인에 관해서는 일반적인 전세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당시 특정 시점의 거시경제적 상황에 따른 전세가격 변화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가 주로 진행되었다. 정성훈·강준모(2002)는 수원시의 아파트 전세가격 영향요인을 분석하여, 단지의 규모나 입지적 측면의 접근성 등이 양(+)의 영향을 미치지만 개별 주택의 방 개수 등은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김선주·권기욱(2014)은 서울시 강남3구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2014년 2분기 전세가격의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임성은 외(2009)는 서울시 장기전세가 공급된 아파트일수록 타 세대들의 전세가격이 높지만, 공급규모가 클수록 낮아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주림·구자훈(2008)은 다가구매입임대가 전세가격에 음(−)의 영향을 미쳤으며 강북지역일수록 전세가격이 낮은 것을 확인하였다. 김주영·신우진(2014)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기준으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수도권에서 전세가격 상승의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한편, 전세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교육환경이나 대기오염 등의 다양한 정책적 관점에서 전세가격의 영향요인을 살펴본 연구도 수행되었다(김세율·유선종, 2022; 김희재·전명진, 2014; 남형권·서원석, 2017).
종합적으로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된 변수들은 공간입지에 따른 근린환경 특성에 기반한 교통특성, 토지이용 및 건물 특성으로 확인되었고, 앞서 검토한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요인과 유사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매매시장과 주택전세시장은 서로 대체재로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높을수록 매매가격 또한 높은 것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최종일·장병기, 2022). 특히, 김우석(2019)에 의하면 서울시 주택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선도하고 있고, 아파트의 경우 더욱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은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나, 깡통전세의 형성은 기존 연구결과와 부합하지 않는 실정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깡통전세가 형성되는 요인을 밝히기 위해 전세가율과 매매가격의 상호관계를 고려한 연구가 수행되었다(이재범·고석찬, 2009; 이희광 외, 2018). 하지만 전세 아파트 가구비율을 제외하면 전세가격과 전세가율에 상반된 영향을 미친 변수는 없었으며, 전용면적이나 건물의 연령과 같은 변수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에 차이를 확인하였다. 또한, 서론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깡통전세를 대변할 수 있는 전세가율과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은 실제 주택이나 단지가 속해 있는 공간단위를 고려하지 못하고, 지역수준에서만 분석이 이루어졌다.
전세제도에 대한 검토를 통해, 전세제도가 갖고 있는 효과를 고찰하였고, 법적·제도적 기준과 특성까지 고려한다면 전세제도는 주거점유를 위한 한국의 고유한 제도임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전세제도에서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 중 깡통전세와 관련된 사항을 살펴보았다. 또한 주택시장에서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요인으로는 공간입지 특성에 따른 근린환경 특성이라는 것을 확인하였고,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은 상호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도출하였다. 제도 및 선행연구 검토를 통한 이 연구의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전세가율은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인데,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은 입지와 관련한 근린환경 특성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근린환경 특성은 실제 주택이 입지한 공간에서 측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선행연구들은 개별 주택 및 단지수준의 입지특성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의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질적으로 깡통전세를 형성하는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서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근린환경 특성의 요인들을 고려하였다. 둘째, 주택의 근린환경 특성은 지역특성보다 실제 주택이나 단지의 공간적 위치에 따라 세밀하게 나타나는 점을 바탕으로 미시적 차원에서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III. 분석방법론
이 연구에서 활용하는 분석자료는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주택실거래가 자료이다. 주택실거래가 자료는 API기반 데이터 호출 형태로 제공되며, 데이터의 포맷은 속성정보(CSV) 형태이다. 속성정보는 28개로 제공되는데, 연구의 실증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로 한정하여 추출하였다(<표 1> 참조). 그러나, 주거지의 근린환경 특성과 주택의 물리적 특성이 고위험 전세주택 형성에 미치는 실증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집한 자료의 공간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오코딩(geocoding)을 수행하였는데, 지오코딩은 주소정보를 바탕으로 현실세계의 공간정보(위도와 경도)를 구득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Drummond, 1995). 또한, API기반 데이터 호출과 지오코딩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언어 기반 프로그래밍(R, Python, Java 등)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Python 프로그램을 사용하였고, 추출한 6,175개 데이터의 주소 기반 지오코딩 결과는 <그림 1>과 같다.
Fid | 유형 | 주소 | 전세가격(천 원) | 매매가격(천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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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아파트 | 서울 강동구 고덕로 210 | 65,000 | 130,000 |
· | · | · | · | · |
· | · | · | · | · |
6,175 | 다세대주택 | 서울 동대문구 사가정로 65 | 70,000 | 83,500 |
이 연구는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주택을 고위험 전세주택이라 정의하였다(한국은행, 2023). 앞서 추출한 실거래가자료는 2022년 1월부터 2022년 6월 사이의 거래가 완료된 전세거래와 매매거래 건수 및 정보이다. 정확한 전세가율은 주택의 개별 호 단위에서 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일한 시기에 매매계약과 전세계약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물론 갭투자를 이용한 전세승계 등의 사례도 있지만, 이를 데이터화하여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택 및 단지의 단위면적당 평균전세가와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를 활용하여 전세가율을 산출하였고, 이에 대한 개념과 방법론은 <그림 2>와 같다.
이 연구의 목적은 서울시를 대상으로 주택의 물리적 특성과 주변 근린환경 특성이 고위험 전세주택 형성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다. 제도 및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확인한 요인들이 고위험 전세주택을 형성시키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항로짓모형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사용하였다. 이항로짓모형은 질적 변수로서 변수의 값이 이원화되어 있는 종속변수와 독립변수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통계기법이다. 이항로짓모형은 0과 1로 나타내어짐에 따라 종속변수 y의 결과 범위가 0과 1 사이의 확률로 나타나며 이항 분포로 정의된다. 이분형 자료에서의 조건 평균은 0≤E(y|x)≤1 인데, y는 종속변수, x는 독립변수가 갖는 값이다. 확률변수의 누적분포 함수의 형태로 나타나고 이런 형태를 로지스틱분포라 지칭하며, 아래 <식 1>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Hosmer and Lemeshow, 2000). Pt는 전세가율에 따라서 고위험 전세주택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이고, X1 … Xn은 선행연구고찰을 통해 도출한 전세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건물의 물리적 특성과 주거지의 근린환경 특성이다. 각 변수의 세부적인 내용은 변수설정에 기술하였다.
분석모형에 적용되는 변수는 <표 2>와 같으며, 종속변수는 고위험 전세주택 여부이고, 한국은행(2023)에서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주택을 지칭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분화시켜서 사용하였다. 독립변수는 선행연구검토를 통해서 전세가격은 주택가격에 영향을 받아 전세가율을 형성한다는 점(전해정, 2017)에 기반하여 설정하였다.
참고: 최단거리 변수는 ArcGIS Pro의 네트워크 분석(Network Analysis)으로 산출하였음.
MOLIT: 국토교통부(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MDIS: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이용센터(Micro-data Integrated Service).
SMG: 서울특별시(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MOHW: 보건복지부(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KTDB: 국가교통DB(Korea Transport Database).
독립변수는 크게 주택의 물리적 특성과 근린환경 특성으로 분류하였는데, 물리적 특성은 건물의 평균층수, 세대수, 건물의 동수, 건물의 평균연령, 건물유형 등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여 설정하였다(진은애 외, 2016; Evans, 2001).
근린환경 특성은 고용접근성, 교통접근성, 토지이용특성, 교육특성, 주요생활시설 접근성, 공간구조특성으로 분류하였다. 고용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일수록 전세입주를 선호한다는 점(김주영·신우진, 2014)과 전세수요가 높을수록 전세가격이 높다는 현상을 고려하여 종사자수와 서울 3도심까지의 평균거리를 산출하였다. 교통접근성은 지하철, 버스, 승용차 수단으로 분류하였고 각 시설의 규모나 접근성이 양호할수록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채택하였다(강재원·성현곤, 2019; 김태경·박헌수, 2008; 오흥운·김태호, 2009; 정창무 외, 2008; 채정표·성현곤, 2019; 최성호·성현곤, 2011).
토지이용특성은 도시공간구조에 따라서 각 기능이 상이하고(이승일, 2022), 이에 따라 주택분포에 다르게 나타나 공간입지별로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이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여(Mankiw and Weil, 1989), 행정동별 주거연면적 비율, 상업연면적 비율 그리고 토지이용복합도를 아래 <식 2>와 같이 산정하였다.
또한 주거입지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도시인프라 시설의 서비스 범위가 상이하다는 점(McMillen, 2003)에 기반한 각기의 교육환경(최열·권연화, 2004), 주요생활시설 인프라(정창무 외, 2008), 도시공간구조특성(이주림·구자훈, 2008)에 따라 주택가격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연구결과를 고려하였다. 교육환경으로는 행정동별 초·중·고등학교 각 개수, 가장 가까운 대학교까지의 거리, 주요생활시설 인프라는 생활권공원 개수 및 주제공원·한강공원까지의 각기의 최단거리 그리고 공간구조특성은 강북3구로 지칭되는 노원·도봉·강북 여부(이하 노도강 여부)와 강남3구로 정의되는 강남·서초·송파 여부(이하 강남3구 여부)에 따라서 주택가격이 상이하다는 기존 연구결과(최정일·이옥동, 2018)를 바탕으로 설명변수로 지정하였다.
IV. 분석결과
이항로짓모형을 수행하기에 앞서, 설정한 변수들을 대상으로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고, 분석결과는 <표 3>과 같다.
종속변수인 고위험 전세주택 여부는, 총 6,175개의 전세가율 자료 중 1,893개의 주택 및 단지가 전세가율 80% 이상의 고위험 전세주택으로 확인되었다. 건물의 물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변수인 건물의 평균층수, 세대수, 건물동수, 건물의 평균연령의 평균은 11.33, 520.56, 6.81, 17.53 그리고 표준편차는 각 0.46, 7.01, 865.72, 10.13으로 건물의 물리적 특성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세대수의 경우에는 표준편차가 평균보다 크며, 최소값은 2, 최대값은 9,510으로 실거래가 이루어진 주택 및 단지별 규모의 차이가 지역적으로 존재한다고 추정된다. 이는 건물유형의 분석결과를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한데, 전체 6,175개의 실거래가 이루어진 주택 중 2,488개의 주택이 다가구 및 연립주택으로 나타났고 일반적으로 다가구 및 연립주택은 공동주택에 비해서 세대수가 적게 분포하고 있다.
근린환경 특성 중 고용접근성을 대변하는 행정동별 종사자수는 평균이 15,252.04, 표준편차가 24,251.89이며, 표준편차가 평균보다 높다는 것은 해당 변수를 구성하고 있는 각 표본 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 내 행정동별 종사자수는 각 행정동의 업무·주거·상업 등의 기능에 따라 상이하다. 따라서 실거래가 이루어진 주택 및 단지의 지역적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외에도 교육접근성, 토지이용특성, 교통접근성, 주요 생활편의시설 접근성 변수에서도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다. 특히, 교통접근성 중 버스접근성은 최소값은 0, 최대값은 72, 평균은 26.06으로 교통수단별 서비스 중 버스접근성 지역마다 격차가 크게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공간구조특성 변수 중 더미형태인 강남3구와 노도강 여부에 해당되는 주택 및 단지의 개수는 각 1,003개, 678개, 평균은 0.16, 0.11 그리고 표준편차는 0.37, 0.31로 나타났다. 전체 6,175개 주택 및 단지 중 이에 해당되지 않은 표본은 4,494개라고 할 수 있으므로 분석표본의 공간분포는 고르게 분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택의 물리적 특성 및 근린환경 특성이 고위험 전세주택을 형성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한 이항로짓분석의 결과는 <표 4>와 같다. 분석모형에 대한 우도비 검정 결과, 유의수준 1%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독립변수별 분산팽창지수(VIF)가 10 미만으로 다중공선성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설정한 독립변수 중 건물의 물리적 특성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고, 근린환경 특성은 고용접근성을 대변하는 종사자수와 3도심까지의 최단거리, 교통접근성 중 버스접근성과 IC/JC 입구까지의 접근성, 토지이용특성 중 행정동별 상업용 건물 연면적 비율, 교육접근성 중 행정동별 초등학교 수 그리고 주요생활시설의 주제공원접근성과 상급종합병원 접근성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공간구조특성 중에는 강남3구 여부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결과해석은 다음과 같다.
건물의 물리적 특성 중 건물의 평균층수와 세대수, 건물 동수, 건물의 평균연령에서 부(−)의 영향이 유의미하게 나타났고, 건물유형(다세대/연립주택)은 정(+)의 영향이 나타났다. 주택의 규모가 작거나 건물 동수가 적은 나홀로 아파트 및 다세대/연립주택은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한편 노후한 주택일수록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낮다. 이러한 결과는 거래건수 및 시세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전세계약은 동일단지 및 유사단지 시세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상대적으로 거래건수가 적어 시세를 얻기 어려운 소규모 단지는 전세가율이 높게 형성되는 반면, 노후주택은 실거주 관련 전세수요가 낮아 전세가율이 낮게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근린환경 특성 중 고용접근성을 설명하는 행정동별 종사자 수와 3도심까지의 최단거리는 각각 신뢰수준 95%, 99%에서 정(+)과 부(−) 영향으로 나타났고, 토지이용특성 중 행정동별 상업지역 연면적 비율은 유의수준 90%에서 유의하고 정(+)의 부호로 확인되었다. 즉, 종사자수가 많은 서울 3도심으로부터 가까이 위치할수록 그리고 상업지역의 비율이 높을수록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부 부합하며(김선주·권기욱, 2014; 정창무 외, 2008), 서울시가 갖고 있는 공간구조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시는 다핵·다중심 공간구조로, 서울 3도심인 광화문·여의도·도심 그리고 강남도심은 높은 업무 및 상업시설이 집중되어 있어(고승욱 외, 2023a), 주거 기능이 약하다. 이러한 결과도 주거지가 약하여 다수의 유사거래를 통한 안정화된 주택가격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이유, 고용중심지 인근에 거주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 임대료를 지불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 물리적인 요인 외 공간구조 특성에 의하여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달라짐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교통접근성 중 버스접근성은 정(+)의 영향으로, 버스접근성이 양호할수록 전세가율이 높아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버스접근성이 양호할수록 주택가격에 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성현곤, 2011)와 유사한 결과로 나타났다. 버스접근성이 양호하다는 것은 주거지로부터 출근·업무·여가 등 도시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이동편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고승욱 외, 2017), 이동편의성은 주거입지 선택에 있어 영향력이 큰 매력도로 작용되고(이창효, 2012), 매력도가 높을수록 전세가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IC/JC입구까지의 접근성은 부(−)의 영향으로 신뢰구간 99%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택 및 단지가 IC/JC입구까지의 최단거리가 멀어질수록 높은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감소한다. 승용차를 이용하기 위한 도로 네트워크가 양호할수록 주택 및 전세가격이 증가한다는 채정표·성현곤(2019)의 연구결과에 비추어보면, 도로 네트워크의 접근성은 주택가격보다 전세가격에 더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IC, 3도심, 공원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은 전세수요가 높다. 이러한 지역에서의 고위험 전세가율 주택관리는 수요관리 측면에서 접근이 요구되는데, 근린환경이 양호한 지역의 경우 공공의 전세형 주택을 공급하여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교육접근성 중 주택 및 단지가 포함되어 있는 행정동 내 초등학교 변수는 신뢰구간 95%에서 음(−)의 영향이 나타나, 교육접근성이 저하될수록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가구의 구성과 생애주기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학군을 찾아 주거이동을 지향한다는 점으로 볼 때 실거주 측면에서 양호한 주택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주요생활시설 접근성과 공간구조특성에 따라서 고위험 전세가율이 형성되는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요생활시설 접근성으로 정의한 주제공원까지의 최단거리와 상급종합병원까지의 최단거리는 모두 신뢰구간 99%에서 유의하며 부(−)의 영향력이 나타났고, 공간구조특성 중 강남3구 여부는 부(−)의 영향력으로 신뢰구간 95% 내에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강남3구에 해당되면서 주요생활인프라 시설의 접근성이 양호할수록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낮아짐을 의미하며, 강남3구의 전세가격은 높게 나타나지만(김우석, 2019), 강남지역의 전세가율의 형성은 지역 내 매매가격이 높을수록 전세가율이 낮게 형성된다는 점(성주한·서진형, 2020)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상대적으로 서울시 내 주요생활시설 접근성이 양호하여 주거만족도가 높은 지역은 주택가격이 높으며(장윤정·고승욱, 2021), 대다수가 강남3구에 입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V. 결론
이 연구는 주택의 물리적 특성과 근린환경 특성이 전세가율이 높은 고위험 전세주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항로짓모형을 활용하여 실증분석하였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 연구의 요약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별 주택 및 단지 차원의 물리적 특성이 고위험 전세주택의 영향요인임을 확인하였다. 고위험 전세주택을 판별하는 기준은 주택단위의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연구에서는 행정동 및 자치구 수준의 지역차원에서 논의되었다. 최근 깡통전세 등 전세관련 문제들이 인천 미추홀구, 서울 강서구 등 지역적 차원에서 이슈화되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 개별 주택 문제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고위험 전세주택 형성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역수준이 아닌 주택 및 단지 수준에서의 현황파악과 형성요인을 기반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다세대 및 연립주택과 나홀로아파트가 고위험 전세주택 발생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대단지 공동주택(아파트)은 많은 세대가 입주하고 있어서 다수의 거래로 인해 유사주택과의 가격비교를 통한 적절한 전세시세가 형성된다. 그러나 다세대 및 연립주택과 나홀로아파트는 시세 정보를 구득하기 어렵고, 임대인 위주로 가격이 제시되어 높은 전세가율을 형성할 확률이 높다. 취약한 주택을 대상으로 프롭테크 분야의 자동평가모형(automated valuation model, AVM)을 이용한 주택가격 시세 정보 제공과 더불어 전세가율 모니터링 시스템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업무·상업 기능이 발달된 고용중심지 지역일수록 고위험 전세주택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간구조 측면에서 고용중심지 인근은 청년 및 사회초년생이 단기간 거주를 위한 주거지로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실수요가 높은 것을 통제하기는 어려우나, 피해방지를 위한 위험 알림 및 지원서비스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연구의 결과는 고위험 전세가율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 및 제도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주택의 고위험 전세주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개별 호 단위에서 정확한 전세가율 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일한 시기에 매매계약과 전세계약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아 이를 고려하지 못하였다. 또한, 사회적으로 깡통전세 등 전세관련 문제는 2023년 상반기에 다수 발생하였는데, 제공되는 자료의 한계로 인해 2022년 상반기(1~6월)에 이루어진 실거래자료를 활용하였음을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