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최근 우리 정부는 2023년도 국제개발협력, 즉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확정 예산 규모 4조 7천억 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23). 2022년에는 국제개발협력사업(ODA)의 내실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의 ‘새정부 국제개발협력 추진방향(안)’을 발표한 바 있다(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22b). 여기서 ODA의 양적․질적 향상과 함께 주요한 목표의 하나로 민간기업 및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전반적인 ODA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한편, ‘ODA 전문인력의 체계적 양성 및 활용 확대방안’의 일환으로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 체계적 양성, 일할 터전 확대, 민관 협업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 건강한 생태계 조성 정책도 발표되었다(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22a). 이에 우리나라 ODA가 양적․질적으로 증진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생태계를 활용하여 동 분야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긴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해외진출 기업의 시장개척이나 관련 활동은 청년층의 글로벌 기회를 제공하거나 확대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제개발협력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외진출 기업 중 다수가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진출 건설시장 진출이라는 경로가 국제개발협력 효과성 제고는 물론, 청년들의 해외 진출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 들어 해외진출 건설 수주의 규모나 효과가 점차 증가하면서 해외건설 수주 중 국제개발협력을 통한 수주액의 규모나 비중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따라서 고용창출효과가 큰 편으로 분류되는 해외건설 수주 기업의 프로젝트의 현황 및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국제개발협력은 물론, 일자리 정책 수립 시에도 필요하다. 정성적 측면에서 전문가 면담이나 인터뷰를 통해 국제개발협력과 해외 건설시장 진출, 그리고 이와 연관된 청년의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기회 제공 등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II. 선행연구 검토 및 최근 동향: 국제개발협력과 해외 진출, 청년 일자리
2022년 6월 30일 우리나라 정부는 새정부 국제개발협력 추진방향(안)을 발표하며, ODA의 양적 확대 및 민·관 재원융합 등 재원 다양화를 통한 규모 확대를 제시한 바 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민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전문가 및 기업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고, 개발 컨설팅 기업 등 ODA 조달 시장에 대한 기업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관계부처 합동, 2022). ODA 시장이 양적으로 확장되고, 민간부문 참여 기회가 독려됨에 따라, 국제개발협력 분야 청년 일자리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해외 건설시장에 대한 기업 진출 등의 민간 부문의 참여(private sector engagement)를 국제개발협력 생태계 개념을 접목한 청년 일자리 활성화 방안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분야이다. 이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김철희(2018)는 개발협력 분야를 생태계에 적용하고 사전적으로 그 뜻을 정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한다. 그에 따르면 개발협력 생태계는 전 세계 인류와 경제·사회 요인들에 영향을 주는 복합체계이며, 선진공여국, 다자개발기구, 시민사회(civil social organizations, CSOs) 등의 전통적인 주체와 신흥공여국, 국제민간재단, 글로벌기금, 민간기업 등의 신흥주체, 그리고 개발협력 원조를 받는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정리하여 제시한다.
김은주·이도석(2019)은 ODA의 목적을 국익 추구 및 경제적 파급효과와 연계하여 분석함으로써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일자리 창출 정책 현황과 일자리의 질적 평가를 시행한다. 동 보고서에서 시스템 다이내믹스를 이용해 ODA 생태계의 일자리 창출 인과순환구조를 분석한 결과, 체험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해외봉사단 및 인턴) 확대는 일자리의 단기성과 비정규성으로 인해 우수한 국제개발협력 인재를 양성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ODA 일자리 창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였을 때, ODA 사업 관련 직·간접 일자리 수 창출 항목 중 양자 유상원조(교통, 건설 등)에 따른 창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민간 분야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원하는 제도의 역할을 강조한다. 국제개발협력학회(2017)에서는 SDGs의 시점에서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 논의를 정리하고, 국제개발협력 청년인턴 사업에 참여한 인원들의 일자리 진출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피력하였다. 동 연구에서는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d value, CSV) 기반의 창업(취업)지원 모델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민간의 비즈니스 창출동기를 활용하여 공여국과 협력국 간 지속가능한 가치공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활동을 포함한다.
권율 외(2021)에서는 현실적인 시점에서 국내 ODA 생태계 내 창업 부진의 원인으로 협소한 국내 ODA 시장 규모, ODA 전문 창업기업의 높은 진입장벽, 창업기업의 ODA 경험·축적 및 제고 기회 미흡 등을 지적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 기업의 개발협력사업 접근성 제고, 개발협력 봉사활동 경험 활용 방안, ODA 전문 지원기업 창업 확대 등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국내 ODA 생태계를 넓히기 위한 관련 시장이나 프로젝트와의 연계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청년의 글로벌 기회 확대 및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한 기초 연구이다. 이에 본 연구의 차별성은 다음의 두 가지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해외건설 수주 프로젝트의 고용 및 성장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국가, 공종, 연도별 해외 진출 건설 프로젝트 현황을 매트릭스 분석을 통해 살펴본다. 이러한 매트릭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국제개발협력과 해외건설시장 진출 간의 연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둘째, 기존 연구를 통해 일자리 창출 파급효과가 큰 편으로 분석된 해외건설시장과 국제개발협력의 접점을 살펴보는 한편,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관련 제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한 전문가 인터뷰를 수행한다. 그동안 관련 분야의 선행연구가 국제개발협력 관계자와의 면담, 해외 진출 관련 일자리에 대한 단편적인 분석과 그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본 연구는 해외 건설시장 진출 현황에 대한 분석과 관련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하여 국제개발협력 생태계 확장을 통한 효과성 제고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해외 건설시장 진출과의 연계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별성을 찾을 수 있겠다.
III. 분석 개요 및 방법론
본 연구의 배경 및 목적을 도식화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외 정부와 관계기관과 민간 부문 등을 아우르는 ODA 생태계 확장을 통해 청년 글로벌 기회를 확대(국제개발협력학회, 2017; 김철희, 2018)하고, 해외 건설시장과 ODA 간의 연계가 강화되면서 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우혜영 외, 2022)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분야(유상원조의 경우 건설, 교통 등의 부문)를 중심으로 하여 향후 청년 일자리 창출 및 확대(김은주·이도석, 2019)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ODA와의 시너지 효과가 큰 민간 부문의 해외 진출 사례로 해외 건설시장 수주를 주목하고, 이와 관련된 매트릭스 분석을 실시하는 한편, <그림 1>에 제시된 선순환 체계를 위한 정책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전문가 인터뷰를 실시한다.
먼저 본 연구는 해외진출 기업의 수주 프로젝트에 대한 매트릭스 분석을 실시하였다. 즉, 해외진출 프로젝트와 관련된 현황을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특성이나 분포를 통해 각 분류 기준을 적용한 매트릭스 분석을 실시한다. 여기서 매트릭스 분석의 경우, 정량적 분석방법론을 사용한 연구와 같은 정형화된 형태나 유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민성은, 2016). 특히 매트릭스의 행이나 열의 경우, 수집된 자료가 갖는 특성과 주어진 연구 문제가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연구자의 재량 하에서 분석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노민선 외, 2018; Miles and Huberman, 1994).
매트릭스 분석의 대상으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의 사례로 국제개발협력 생태계에서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해외진출 건설 수주업체에서 수행하였던 프로젝트를 선정하였다. 해외건설협회 측의 지원을 받아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등록된 기업들의 해외 수주 프로젝트에 대한 원자료를 수집하여 가공하였다. 해외건설협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해외진출사업을 수주한 기업 목록과 프로젝트 이력으로, 연도별로 수집하여 이를 정리하였다. 동 분석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2014~2021년 기간 동안의 해외진출사업에 참여한 업체 수는 309개이고, 참여 건수는 총 1,572건이었다. 해외건설협회 측에서 가공하여 제공한 자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별도의 이상 및 중복 관측치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자료 수집 및 가공을 거치면서 결측치 등이 발생함에 따라 일부 관측치는 제외하였으며, 동 분석에 쓰인 자료는 해외건설 업체의 프로젝트에 대한 전수 데이터가 아님을 밝혀둔다.
매트릭스 분석 시 다음과 같은 항목과 분류 기준을 적용하였다. 해외진출 기업의 국가별(진출대상별) 프로젝트를 각각의 특성에 따라 지표별 사업 수와 최종 수주금액을 구분하여 유망 진출대상과 사업 부문을 분석하였다. 각 항목의 소분류에 대해서는 배타성과 의미를 고려하였고, 다음과 같은 분류체계를 적용하였다(<표 1> 참조). 여기서 진출 대상으로는 사업 권역별, 국가별로 구분하였고, 사업 고유 특성으로는 사업부문이나 물리적 특성을 나타내는 공사종류를, 사업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재원은 발주기관이나 부처를 기준으로 하였다.
구 분 | 내 용 | |
---|---|---|
진출대상 | 해외진출사업 지역: 권역별, 국가별 | |
사 업 특 성 |
부 문 | 공사 종류: 토목, 건축, 산업설비, 전기, 통신, 용역, 기타 |
재 원 | 발주처: 각종 발주기관 및 부처 등 |
또한, 본 연구에서는 해외건설시장 등 국제개발협력 생태계 확대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글로벌 기회의 확대를 위한 정책방향을 구체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조사도 실시하였다(<표 2> 참조).
본 전문가 의견 조사는 서술형으로, 국제 개발협력, 해외 건설시장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KSP 청년 인턴 제도(Young KSPians)에 참여했던 졸업생들에게 주제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IV. 매트릭스 분석 결과: 권역별·연도별·지역별 해외진출 건설 수주 현황
본 연구에서는 해외 건설시장 수주 관련 동향을 매트릭스 분석을 통해 살펴본다. 여기서 해외 건설업의 경우, 국내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편이고, 고용 유발계수가 큰 편이기에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으면서도 성장 잠재력이 큰 유망 분야 중 하나로 분류된다(<표 3> 참조).
국 내 | 국내 유입액 | 생산 유발효과 | 부가가치 유발효과 | 고용 유발효과 |
---|---|---|---|---|
전 체 | 8.8조 원 | 12.4조 원 | 6.7조 원 | 10만 명 |
중간 투입액 | 6.0조 원 | 12.4조 원 | 3.9조 원 | 6만 명 |
부가가치 투입액 | 2.8조 원 | - | 2.8조 원 | 4만 명 |
주: 동 파급효과는 해외건설 매출액 중 국내 유입분을 추정하여 중간투입액 기준의 산업연관효과를 산출한 것임.
자료: 김명수(2012).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를 권역별로 분류하고, 그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표 4>와 <표 5>는 연도별 프로젝트를 권역별 사업 수와 수주금액로 구분하였다.
자료: 해외건설 정책지원센터(n.d.), 해외건설협회(n.d.)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 작성.
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자료: 해외건설 정책지원센터(n.d.), 해외건설협회(n.d.)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 작성.
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먼저 권역별로 2014~2021년 누적 사업 수를 기준으로 한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대비 절반 이상(923개, 58.7%)의 프로젝트가 아시아 지역에 편중되어 있었다. 그 외 지역의 전체 대비 프로젝트 비중은 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유럽(186개, 11.8%),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9.5%), 중동·북아프리카(9.1%) 순으로 나타났다. 동 기간 동안의 권역별로 누적 수주액을 기준으로 한 분석 결과는 사업 수 기준의 결과와 비교할 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아시아 지역이 가장 큰 비중(41.4%)을 차지하긴 했으나, 두 번째로 큰 비중을 나타낸 중동·아프리카 지역(32.6%)이 사업 수 기준보다 그 격차가 줄어든 모습을 확인하였다. CIS·유럽(11.8%), 중남미(9.5%)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의 경우, 사업 수를 기준으로 할 때 그 비중이 7.4%에 그쳤던 반면, 수주액의 경우 6.7%로 권역별로 세 번째 순위를 기록하였다. 이와 반대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사업 수 기준에 있어 9.5%의 비중을 보인 반면, 수주액 비중은 3.2%에 그쳤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지역, 그 뒤를 이어 중남미 지역의 프로젝트별 건당 수주액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비례하여 프로젝트당 고용창출효과나 향후 성장잠재력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즉,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을 유망 진출대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의 연도별 추이를 권역별로 살펴보면 분석기간 동안 2019년까지 프로젝트 수가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0년 이후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냈다. 수주액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까지 급격히 증가하다가 2018~2019년 동안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2020년의 경우 전년 대비 증가하였지만, 2021년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추세의 이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외부 환경의 변화가 해외 진출 건설 프로젝트 수주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공사 종류(공종)별 프로젝트 현황을 권역별로 정리해 보면 <표 6>, <표 7>과 같다. 여기서 각 권역별로 사업 수와 수주금액을 공종에 따라 구분하였다. 2014~2021년 누적 사업 수를 기준으로 할 때, 공종별로 건축이 가장 높은 비중(23.1%)을 차지하였다. 기타 공종을 제외하고 건축에 이어 용역(19.1%), 전기(11.8%) 순으로 나타났다. 수주액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건설(20.7%)이었고, 전기(17.2%), 산업설비(12.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프로젝트 건당 수주액, 즉 효과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공종은 건설(사업 수 기준 9.9%, 수주액 기준 20.7%), 산업설비(사업 수 기준 9.9%, 수주액 기준 20.7%), 전기(사업 수 기준 9.9%, 수주액 기준 20.7%) 등으로 분석되었다. 즉, 건설, 산업설비, 전기 등의 공종에 속하는 프로젝트가 고용 창출효과나 성장 잠재력도 높은 유망 분야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 해외건설 정책지원센터(n.d.), 해외건설협회(n.d.)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 작성.
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자료: 해외건설 정책지원센터(n.d.), 해외건설협회(n.d.)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 작성.
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셋째, 재원별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 발주처별로 살펴보면 <표 8>과 같다. 2014~2021년 누적 사업 수 기준 발주처 예산을 활용한 프로젝트가 1,071개로, 전체 대비 6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처 예산을 제외하고는 대외경제협력기금(9.8%), 아시아개발은행(5.4%), 세계은행, 개발업자 및 기타(각 3.2%), 한국국제협력단(2.7%) 순으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여전히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한계가 나타났다.
자료: 해외건설 정책지원센터(n.d.), 해외건설협회(n.d.)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 작성.
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IBRD, 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이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개발업자 및 기타에 해당되는 재원을 활용한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 등의 우리나라 ODA 재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사업 수나 수주액 면에서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만, 이러한 분석의 이면에는 아직도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우리나라 재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을 국가별로 분류하여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연도별, 공종별 매트릭스 분석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만, 국가별 세부 프로젝트에 대한 매트릭스 분석 결과는 도식화하여 제시하였다.1)
첫째, 연도별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 국가별로 살펴보면 <그림 2>~<그림 7>과 같다. 2014~2021년 누적 사업 수 기준으로 할 때 권역별로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하는 유망 진출국에 집중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CIS·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는 우즈베키스탄(34개), 미국(33개), 헝가리(28개), 카자흐스탄(26개), 러시아, 폴란드(각 25개), 스페인(11개) 등의 순으로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탄자니아(30개), 에티오피아(22개) 등이 프로젝트 비중이 큰 편이었고, 그 뒤를 이어 르완다, 케냐(각 12개), 나이지리아(10개) 순이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232개)이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고, 중국(99개), 필리핀(68개), 인도네시아(66개), 인도네시아(66개), 인도(55개), 싱가포르(54개), 캄보디아(51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프로젝트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페루(40개), 멕시코(24개), 니카라과(16개), 파라과이(8개), 브라질, 칠레(각 7개) 순이었고, 중동·북아프리카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43개), 아랍에미리트(23개), 카타르(19개), 이라크(14개), 쿠웨이트(11개)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사업 건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주액이나 프로젝트 건당 수주액 등을 기준으로 할 때 이러한 유망 진출국에 대한 결과가 다소 상이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가적 특성이나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분석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공종별 프로젝트의 경우, 권역별 또는 국가별로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는 공사 종류가 지역별 또는 국가별 특성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의 베트남의 경우, 사업 수 기준으로 건축(71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토목(4개), 통신(2개)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에 반해, 중남미 지역의 페루는 건축(11개)보다 토목(15개)의 프로젝트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은 건축이나 건설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반면, 아시아 지역 등 다른 권역의 국가들 중 대다수가 건축이나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도 이에 해당된다(<부록 표 1>~<부록 표 3> 참조).
앞서 해외진출 건설 수주업체에서 수행하였던 프로젝트 데이터를 분석하여 권역별, 연도별, 공종별, 재원별 특징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권역별로는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이 유망 해외 진출 건설시장으로 드러났다.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개발업자 및 기타에 해당되는 재원을 활용한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여전히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한계도 나타났다. 다만, 2015~2019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해외 건설시장 수주 실적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사업 효과성을 나타내는 프로젝트 건당 수주액은 건설, 산업설비, 전기 순으로 나타나, 동 프로젝트에서 고용창출효과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기존 연구(도태호 외, 2012)의 결과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표 9>에 제시된 바와 같이, 해당 공종별 직접고용계수(1.043, 1.054, 1.041)가 평균(1.090)보다 높게 산출되었다. 공종별 유발계수의 경우, 건설, 산업설비, 전기 등의 생산 유발계수(효과)는 물론, 부가가치 유발계수(효과)도 높게 산출되었다.
국내 | 생산 유발계수 | 부가가치 유발계수 | 고용유발계수(명/억 원) |
---|---|---|---|
토목 | 2.012 | 0.625 | 0.998 |
건설 | 2.059 | 0.640 | 1.043 |
산업설비 | 2.106 | 0.653 | 1.054 |
전기 | 2.084 | 0.627 | 1.041 |
통신 | 2.024 | 0.588 | 0.934 |
용역 | 1.880 | 0.789 | 1.471 |
평균 | 2.027 | 0.654 | 1.090 |
자료: 도태호 외(2012).
V. 인터뷰 분석결과: 해외 건설시장 진출 및 국제개발협력과 연계된 청년 일자리 창출
본 절에서는 앞서 살펴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조사를 수행하여 해외 건설시장 진출 및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과 연계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글로벌 기회 확대에 관련된 시사점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된 전문가 의견조사의 주요 결과와 의의 및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표 10> 참조).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Young KSPians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통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은 ODA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확대, 실무 역량 강화뿐 아니라, 전문 지식의 함양, 박사학위 취득 이후 ODA 전문성과 분야 전문성을 동시에 인정 받아 강의/컨설팅 기회 확대 등을 통해 향후 커리어를 쌓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청취하였다. 국제개발협력 분야 일자리를 경험한 청년들이 향후 다양한 분야로 커리어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리부터 과장급 민간 일자리 창출, 전통적인 ODA 외에 민관협력/기업 사회공헌 차원의 접근 확대(예: 민간업체 대상 ODA 사업 참여 홍보, 교육 및 인식 제고 확대), 직업 정보 공유와 확대(국제개발협력 이외의 분야로 이직한 선배와의 대화를 포함한 멘토링), 코이카 커리어센터 인력 및 기능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 업종의 낮은 급여 및 복지 수준, 계약직 중심의 채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동 분야의 고용 안정성 보장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해외 파견 시에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환경과 더불어 근로기준 등 노동자의 권익이 보호되지 않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개발협력 분야의 일자리는 개발협력에서의 업무를 넘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의 다양한 업무(사무행정, 홍보마케팅, 재무회계 등)의 직업이 창출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점에서 ODA 행정, ODA 홍보, ODA 회계 등 개발협력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특히 민간 분야 참여 하에 진행되는 개발협력 사업을 단계별로 확인하면, 전략, 정책 기획 및 사업 기획과 설계, 모니터링과 성과관리 등 다양한 단계가 있으며, 그 기반이 되는 분야별, 지역별, 주제별 R&D 기관을 강화하여 전문직 고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민관협력사업 또는 민간재원동원사업 등 혁신적 사업 방식을 확대하면 단순 봉사나 인턴 참여 등 인력 파견형 사업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폭넓은 전문직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건설사업에서는 발주처에서 현지 콘텐츠 의무 비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국내 인력 파견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기업은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다. 해외건설 기업체에서는 국내 3~5년 근무한 직원을 현장에 파견하거나, 해외건설 현장에 바로 배치 후 현장에서 근무하는 선배 직원을 통한 1:1 도제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빈번히 필요한 직무를 속성하고 교육하거나 외부 기관을 통해 일회적이고 단기적인 목표 과목을 요청하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해외건설사업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참여가 요구되는 복합사업임을 고려하여 단순 기능을 배양하기보다, 금융, 클레임 전문가, 글로벌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 관련 규제·정책 전문가, 건설의 디지털화와 원격 작업을 위한 전문가 육성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해외건설이 단순 도급형에서 개발형 사업으로 방식이 변화하고, 국제개발 협력, 금융 등과의 융복합 인재가 필요한바, 언어능력(영어 및 현지어), 해외건설 경력, 지출 국가 이해도(법/제도, 문화 등), 전문 분야 역량 확보에 필요한 인력 양성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도 제시되어야 한다. 해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실제 직무를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청년들의 해외 현장 훈련을 지원하는 ‘현장 훈련 지원사업’, ‘공기업 인턴 지원사업’ 등을 통한 청년 인력 육성이 필요하다.
KOICA 등에서 진행하는 우리나라 무상 ODA 프로젝트에 개발도상국 청년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역량을 키워 현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하는 인재로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KOICA와 포스코 건설은 2021년부터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취약계층 청년 대상 직업역량 강화를 위한 건설기능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한 바 있으며, 이 사업을 통해 KOICA는 포스코 마타바리 건설 현장 인근지역에서 거주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건설기능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건설기능 인력양성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교육을 받아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포스코 건설은 현지 기능 인력 수요를 충당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요약하면, 해외 건설시장 진출 사업이 가지는 중요성이나 그 특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러한 사업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참여가 요구되는 복합사업임을 고려하여 금융, 클레임 전문가, 글로벌 ESG 및 규제 전문가, 건설의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소양을 가진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해외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도상국 청년들의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접목한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협력국의 청년 글로벌 기회 확대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VI.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고용창출 효과와 성장 잠재력이 큰 편으로 알려진 해외 건설시장의 진출 현황과 이를 통한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국제개발협력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해외 건설시장 진출 관련 정책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먼저 매트릭스 분석 결과, 매트릭스 분석을 통해 권역별로는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이, 건설, 산업설비, 전기 등의 공종에 속하는 프로젝트가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별로 보면, 우리나라 ODA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개발업자 및 기타에 해당되는 재원을 활용한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전문가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국제개발협력과 연계된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통해 청년들이 글로벌 기회를 확대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1) ESG 경영과 관련한 친환경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 전문성 강화, 2) 코로나19 이후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해, 3) 협력국의 건설환경, 법, 제도, 문화, 종교 배경지식과 위험 관리 역량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본 연구는 해외진출 건설업체, 더 나아가 해외건설 수주 프로젝트의 고용 및 성장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기초 분석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 ODA 생태계 내에서의 민간 참여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분석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 즉, 해외진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효율적인 일자리 지원정책은 물론,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청년 일자리 마련 및 해외진출 관련 정책 수립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제개발협력 내 청년 일자리 정책이 사업관리와 연구직 전문성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되었다면, 앞으로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내에서도 다양화되고 있는 전문성(경영, 회계, 홍보 마케팅)을 인식하여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이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해외건설산업 등 개별 산업 간의 국제개발협력 접점을 모색하고, 그 안에서 우리나라와 협력국 청년들이 글로벌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가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와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연계와 생태계 확장 논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이러한 해외진출 건설업체의 고용 및 성장 효과에 대하여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후속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먼저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통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청년 일자리 창출의 질적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나 국제개발협력사업과 해외 건설시장 진출 프로젝트의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요인에 대한 분석 등이 추가로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 부분은 인터뷰에서도 일부 언급되긴 했으나,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매트릭스 분석의 결과가 실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즉,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목하여 해외 건설시장을 예시로 하는 추가적인 분석이 제시되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공종별 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진입 가능하거나 개발이 필요한 공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분석 결과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별 특성이 해외진출 건설 프로젝트의 사업 수, 수주액, 건당 수주액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통제한 실증분석도 이루어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