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주택시장이나 주식시장의 경기 국면 판단은 경제 정책 결정자, 투자자, 자산공급자 등 자산시장 관련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정책 결정자들은 정책 결정에 앞서 국면을 판단하고, 정책의 효과가 국면에 따라 시장에서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투자자나 자산공급자 역시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국면 판단과 이에 입각한 시장분석이 필수적이다.
주택가격 혹은 주가를 이용하여 해당 시장의 경기 국면을 파악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으로 가격변동의 변곡점, 즉 정점과 저점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시장의 국면을 상승기와 하락기를 구분하는 방식이며,1) 다른 하나는 현대적인 접근 방식으로 마르코프 국면전환(Markov regime switching, MS) 모형을 이용하여 국면을 파악하는 방식이다.2),3) 전자가 국면 구분에 주안점을 두는 것과는 달리, 후자에서는 자기회귀(AR) 모형, 벡터 자기회귀(VAR) 모형, 자기회귀 조건부분산(ARCH) 모형과의 결합을 통해 국면별 특성을 분석한다.
본 연구에서는 마르코프 국면전환 자기회귀(MS-AR) 모형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주택가격의 국면별 시계열 특성을 분석하고, 이러한 특성이 주가의 시계열 특성과 어떻게 다른가를 비교한다. 주택과 주식은 투자자의 관점에서 대체자산이라는 속성을 가지며, 경제 정책의 관점에서도 주택가격과 주가는 함께 모니터링되는 주요 정책 고려요소이다. 주택과 주식의 두 시장에서 각각의 경기 국면이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지 그리고 시장에서의 충격이 시간 경로를 통해 각 국면에서 어떻게 가격에 반영되는지에 대한 비교 분석은 연구자, 투자자,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작업이며, 이러한 비교 분석을 통해 주택가격의 국면별 시계열 특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MS-AR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이나 주가를 분석한 기존의 국내외 논문들은 대부분 Hamilton (1989) 모형을 사용하고 있다. 국면전환 모형의 선구적 논문인 Hamilton(1989)에서는 AR 모형에서 변수의 평균과 오차항의 분산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으며, AR 계수들은 국면에 상관없이 고정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MS-AR 모형을 MS-VAR 모형으로 확장한 Krolzig(1997)에서는 VAR 계수와 오차항의 분산에 국면변화를 적용하였으며, 이후의 대부분의 MS-VAR 연구들은 Krolzig(1997)의 모형을 따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Krolzig(1997)의 방식을 따라 AR 계수들과 오차항의 분산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4) 이 경우, AR 계수들은 국면에 따라 서로 다른 값을 갖게 되며, 시장에서의 충격이 시간을 두고 어떻게 가격에 반영되는가를 국면별로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 국면은 2개 국면으로 설정하며, 국면은 오차항의 국면별 분산의 크기를 기준으로 변동성이 높은 국면과 낮은 국면으로 구분하였다.5) 주택가격과 주가의 시계열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사용한 지표는 변동성-가격증가율의 관계, 국면전환확률 및 국면 지속기간, 국면 구분의 명확성6) 등이며, 충격 반응함수 분석을 통해 충격 파급효과가 양 시장에서 국면별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였다. 아울러 Pagan and Harding (2002)의 국면 일치도(concordance index)를 이용하여 주택가격과 주가의 시장 국면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도 살펴보았다.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Ⅰ장은 서론이며, Ⅱ장은 선행 연구에 대한 개관이다. 선행 연구에서는 마르코프 국면전환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과 주가를 분석한 국내 연구들을 살펴보았으며, 관련 해외 연구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하였다. Ⅲ장은 연구 모형에 대한 설명이며, Ⅳ장에서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Ⅴ장은 요약 및 결론이다.
Ⅱ. 선행 연구
마르코프 국면전환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을 분석한 연구는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AR 모형에 국면전환을 적용한 연구, 둘째는 ARCH 혹은 GARCH 모형과 국면전환 모형을 결합한 연구, 셋째는 주택가격 단일 회귀방정식에 국면전환을 적용한 연구이다.
먼저 AR 모형 마르코프 국면전환을 결합한 MS-AR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의 특성을 분석한 국내 연구로는 박헌수(2010)와 전해정(2015)이 있다. 박헌수(2010)는 Hamilton(1989)의 2국면 MS-AR 모형을 사용하여 서울시 구별 아파트 가격들의 국면을 파악하였으며, 국면전환은 평균과 변동성(오차항의 분산)에 적용하였다. 지역별로 경기순환 국면의 상태가 매우 상이하고, 주택가격상승률 평균이 높은 확장기 국면에서 변동성이 높으며, 변동성이 높은 확장기보다는 변동성이 낮은 수축기 국면의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분석결과를 보고하였다. 전해정(2015)은 박헌수(2010)와 같은 모형을 사용하여,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주택가격지수의 국면 특성을 분석하였다. 2010년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국면의 공통성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점 그리고 수축기 국면의 지속기간이 확장기 국면의 지속기간보다 길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ARCH 혹은 GARCH 모형에 국면전환을 적용한 국내 연구로는 김문성(2015)과 김종하(2017)가 있다. 김문성(2015)은 ARCH 모형을 사용하여 규모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의 국면 분석을 하였으며, 국면변화는 분산에만 적용하였다. 국면별 평균 지속기간 면에서, 소형과 중형은 저변동성 국면이, 대형은 고변동성 국면이 길게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김종하(2017)는 GARCH 모형을 적용하여 주택시장의 국면전환 효과를 분석하였다. 변동성이 낮은 수축기 국면이 변동성이 높은 확장기 국면보다 길게 지속하며,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의 주택수익률은 담보대출금리보다 가격변동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하였다.
주택가격 관련 회귀방정식에 마르코프 국면전환모형을 적용한 국내 연구로는 김대원·유정석(2014)과 전해정(2017)이 있다. 김대원·유정석(2014)은 주택가격지수 변동성 결정요인 분석에 마르코프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 종속변수인 주택가격지수 변동성은 GARCH 모형으로 추정하였으며, 국면은 회기식의 계수에 적용하였다. 분석결과는 고용의 증가와 금리 상승이 주택가격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국면과 낮은 국면에서의 역할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해정(2017)은 주택가격을 종속변수로 물가, 인구, 실업률, 금리를 독립변수로 하는 회귀방정식에 국면전환모형을 적용하였다. 불황 국면에서는 금리가 주택가격에 양(+)의 영향을, 호황 국면에서는 실업률이 주택가격에 음(‒)의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결과를 보고하였다.
마르코프 국면전환 모형을 통해 주택가격을 분석한 해외 연구는 대부분 다변수 모형인 MS-VAR 모형을 이용하고 있다.7) 주택가격 단일 모형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한 논문으로는 Crawford and Fratantoni(2003), Hall et al.(1997), Tsai et al.(2010) 등이 있다. Hall et al.(1997)은 주택가격의 단일방정식 오차수정 모형에 마르코프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 독립변수로는 소득, 주택 스톡, 이자율 등을 고려하였다. 영국의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결과는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주택가격의 증가율이 높으며, 장기균형으로부터의 이탈 정도가 클수록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 속할 확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Crawford and Fratantoni(2003)는 MS-AR 모형을 이용하여 미국의 주택시장을 분석하였다. 미국 5개 주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1개 주를 제외한 4개 주에서 높은 변동성 국면에서의 가격증가율이 높았으며,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과 관련하여 2개 주에서는 높은 변동성 국면의 기간이, 그리고 3개 주에서는 낮은 변동성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이 길었던 것으로 분석하였다. Tsai et al.(2010)은 국면전환 ARCH 모형을 이용하여 영국 주택시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으로 국면전환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으며, 높은 변동성 국면에서의 변동성의 크기는 낮은 변동성 국면의 변동성보다 4.89배가 큰 것으로 보고하였다.
국면전환 모형을 이용하여 주가의 시계열 특성을 분석한 국내 연구로는 박병기 외(2014), 백영주·강상훈(2016), 윤병조(2014), 이경희·김경수(2016), 장국현·이진(1997), 황성원·류혁선(2011) 등이 있다. 이들 중 앞의 세 논문은 AR 모형에, 뒤의 세 논문은 ARCH 혹은 GARCH 모형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
윤병조(2014)는 AR 방정식의 상수항과 오차항의 분산에 국면전환을 적용하였으며, 한국,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5개국의 월간 주가수익률 데이터를 이용하였다. 5개국 모두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주가의 평균가격상승률이 낮으며, 한국의 경우 2003년 1월부터 2013년 8월까지의 기간에서 변동성이 낮은 국면이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백영주·강상훈(2016)과 이경희·김경수(2016)는 AR 방정식의 상수항, 오차항의 분산, 수익률 평균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 분석 대상은 이경희·김경수(2016)의 경우, 한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6개국이며, 백영주·강상훈(2016)은 한국이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고변동성-저수익률의 현상이 나타나며, 중국의 경우에는 이들과는 달리 고변동성-고수익률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국현·이진(1997)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변동성 추정과 분석에 국면전환 ARCH 모형을 적용하였으며, 국면전환 모형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비교적 잘 설명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황성원·류혁선(2011)은 국면전환 GARCH 모형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을 추정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면의 존재에 대한 타당성을 검정하였다.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변동성 지속 현상이 나타나며, 국면전환 GARCH 모형이 주가의 단기 변동성 예측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병기 외(2014) 역시 국면전환 GARCH 모형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분석하였다. 코스피 시장에는 평균 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이 낮은 안정기와 평균 수익률이 낮고 변동성이 높은 불안정기로 구분되는 두 개의 국면이 존재함을 검정하였으며, 국면별로 서로 다른 GARCH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국면전환 모형을 이용한 해외 연구로는 Guo and Hwang(2010), Guo et al.(2011), Maheu and McCurdy(2000) 등이 있다. Maheu and McCurdy (2000)는 주가수익률의 AR 모형에서 수익률 평균과 분산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 미국의 월간 주가수익률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저변동성 국면에서는 고수익률이 고변동성 국면에서는 저수익률의 현상이 나타나며, 국면 지속기간이 길수록 국면 지속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미국의 주간 데이터를 이용한 Guo et al.(2011) 역시 고변동성 국면에서의 주가의 가격증가율이 저변동성 국면에 비해 낮아지는 현상을 보고하였다. Guo and Hwang(2010)은 AR 모형의 계수와 오차항 분산에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하였다. 중국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주가나 주택가격의 개별지표에서는 국면전환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핫머니와 거시경제지표들을 포함하는 VAR 모형에서만 국면전환 모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면전환(MS) 모형을 주택가격이나 주가에 적용하는 방식은 AR 모형을 활용한 방법, ARCH 또는 GARCH 모형을 활용한 방법, 회귀방정식을 활용한 방법으로 구분될 수 있다. AR 모형을 이용한 방식에서는 해당 변수의 국면 파악 및 국면별 특성을 비교할 수 있고, ARCH 또는 GARCH 모형을 이용한 방식에서는 가변적 특성을 갖게 되는 변수의 변동성이 국면에 따라 어떻게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가를 비교할 수 있으며, 회귀방정식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들이 국면에 따라 그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검토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과 주가의 국면별 시계열 특성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MS-AR 모형을 사용하였다.8) 기존의 MS-AR 모형에서는 변수의 평균과 오차항의 분산에 국면변수를 적용하고 있으며, 연구 초점은 모형의 추정결과를 이용하여 시점별 국면, 변수 평균에 입각한 국면과 변동성의 관계, 국면전환확률 및 국면 지속기간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기존의 MS-AR 모형에서는 AR 계수들이 국면과 상관없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충격-반응 과정에서의 국면별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존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AR 계수와 오차항의 분산에 국면변수를 적용함으로써 시계열 분석의 가장 큰 특징인 충격-반응 분석이 국면별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분석하였다.9) 기존 연구에서의 연구 지표 외에 국내 연구에서는 아직 소개된 적이 없는 Ang and Bekaert (2002)의 RCM(regime classification measure) 지표 및 Pagan and Harding(2002)의 국면 일치도(concordance index) 지표 등을 이용하여 분석지표를 확대하고, 주택가격 분석에서 MS-AR 모형의 사용이 통계적으로 적절한가를 검정한 것도 본 연구의 차별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10)
Ⅲ. 모형
국면전환모형(regime-switching model)은 시계열변수의 확률과정이 비관측 상태변수(국면)에 종속되는 모형이다. 국면에 따라 변동되는 모수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모형의 형태가 달라진다. 본 연구에서는 AR 계수 및 오차분산이 국면변수에 종속되는 Markov Switching Intercept Autoregressive Heteroscedasticity (MSIAH-AR) 모형을11) 사용한다. 모형은 다음과 같다.
위에서 Δyt는 주택가격증가율(주가상승률)이며, ai(i=0, 1, …, p)는 AR(p) 모형의 계수, ut는 오차항이다. 오차항 ut는 0의 평균과 σ2(st)의 분산을 갖는다. 확률변수 ωt는 i.i.d. 표준 정규분포의 분포를 가지며, 이에 따라 오차항 ut는 시점 간에 독립적인 정규분포를 갖게 된다. St는 국면변수로서 본 연구에서는 2개의 국면을 가정한다.
국면 St는 마르코프 특성12)을 가지며, 다음과 같은 전이 행렬(transition matrix)을 갖는다.
위에서 Pij는 i 국면에서 다음 기에 j 국면으로 전이될 확률, 즉 Pij= Pr(St+1=j | St=i)이다. 2 국면 모형에서 P11+P12=1, P21+P22=1이다.
본 연구에서 <식 1>에 대한 추정은 베이즈 정리를 적용한 최우추정법(MLE)을 사용한다. 최우 추정을 위한 조건부 표본 대수우도함수(log likelihood function; L(θ))는 다음과 같이 설정된다.
<식 4>에서 f(Δyt | θ, Φt‒1)는 정규분포의 확률밀도함수, θ는 추정할 모수들, Φt‒1은 t‒1 시점까지의 데이터 정보 집합을 표시한다. <식 5>의 Pr(st‒1 = i | Φt‒1)는 t‒1 시점의 국면이 i 국면일 확률로서, t‒1 시점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여과확률(filtered probability)이다.
Kim(1994)은 여과확률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평활화 확률(smoothed probability)을 계산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위에서 Pr(st = i | ΦT)는 t 시점의 국면이 i 국면일 확률로서, T 시점까지의 데이터 즉 전체 표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면 확률이다. 본 연구에서 시점별 국면 확률은 평활화 확률을 이용한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변수는 실질 주택가격과 실질 주가이다. 실질 가격변수로의 변환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이용하였다. 주택가격 데이터는 국민은행에서 발표하는 전국 주택가격지수, 주가 데이터는 KOSPI를 사용하였으며, 소비자물가지수와 주택가격지수는 X12-ARIMA를 이용하여 계절 조정하였다. 데이터 기간은 198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이다.13)
<그림 1>은 두 변수의 수준 그리고 전기 대비 증가율(수익률)의 추이이다. 그림에서 음영 부분은 전통적인 국면 구분 방식에 의한 가격 하락기를 표시하며, 상승기와 하락기를 구분하기 위한 정점과 저점은 Bry and Boschan(1971)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구하였다. 주택가격과 주가의 국면이 얼마나 유사한가를 측정하는 국면 일치도(concordance index)는 0.518이다.14)
<표 1>은 두 변수 시계열 데이터의 안정성 여부를 검정한 단위근 검정의 결과이다. 단위근 검정은 Augmented Dickety-Fuller (ADF) 검정과 Kwiatkowski-Phillips-Schmidt-Shin (KPSS) 검정을 이용하였다.15) 검정 식에서 추세 항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차수(lag)는 월간 데이터임을 고려하여 12로 설정하였다. 단위근 검정의 결과는 주택가격지수와 주가지수 모두 I(1)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위근 검정 결과에 따라 본 연구에서 두 변수는 모두 로그 차분하여 사용하였다.
수준변수(로그) | 차분변수 | |||
---|---|---|---|---|
ADF | KPSS | ADF | KPSS | |
주택가격(hp) | −2.021 | 1.240*** | −4.651*** | 0.080 |
주가(sp) | −3.009 | 0.873*** | −6.067*** | 0.107 |
<표 2>는 변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이다. 전월 대비 평균 실질 주택가격상승률(Δhp)은 0.086%, 실질 주가상승률(Δsp)은 0.349%이며, 두 변수 사이의 상관계수는 0.103이다. 두 변수의 분포 모두 두터운 꼬리(첨도>0)와 비정규분포의 속성을 갖는다. 왜도(skewness)는 주택수익률의 경우 대칭적 분포의 귀무가설이 기각되면서 오른쪽으로 긴 꼬리의 분포를 가지며, 주식수익률의 경우에는 대칭적 분포의 귀무가설이 기각되지 않는다.
평균 | 분산 | 왜도 | 첨도 | JB | 상관계수 | |
---|---|---|---|---|---|---|
Δhp | 0.086% | 1.056 | 0.590*** | 3.226*** | 197.273*** | 0.103** |
Δsp | 0.349% | 40.024 | −0.137 | 1.526*** | 40.195*** |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모형은 2 국면 MS-AR 모형이다. 2 국면 비선형모형과 1 국면 선형모형의 적절성 평가를 위해 우도비(likelihood ratio) 검정을 시행한 결과가 <표 3>에 정리되어 있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택가격 방정식과 주가 방정식 모두에서 모형의 차수(lag)에 상관없이 2 국면 모형이 1 국면 모형에 비해 높은 우도를 갖고 있으며,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검정되었다.
모형의 추정에 앞서 먼저 모형의 차수(lag)가 결정되어야 한다. <표 4>는 MS-AR 모형에서의 차수별 Akaike information criterion (AIC)와 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BIC) 값들이다. AIC 기준에 의한 적정 차수는 주택가격 방정식은 4, 주가 방정식은 2이며, BIC 기준으로는 두 방정식 모두 1이다. AR 방정식에서 차수가 1인 경우, 시간에 따른 충격-반응 과정이 지나치게 단순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AIC 기준에 따라 적정 차수를 결정하였다.16)
차수(lag) | 1 | 2 | 3 | 4 | 5 | |
---|---|---|---|---|---|---|
Δhp | AIC | 1.789 | 1.790 | 1.781 | 1.767 | 1.775 |
BIC | 1.869 | 1.890 | 1.901 | 1.907 | 1.936 | |
Δsp | AIC | 6.258 | 6.254 | 6.257 | 6.265 | 6.261 |
BIC | 6.338 | 6.354 | 6.377 | 6.406 | 6.422 |
<표 5>는 모형 추정결과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예측 오차 분산(σ2)의 추정치는 주택가격 방정식과 주가 방정식 모두에서 국면 1(s=1)에서의 추정치보다 국면 2(s=2)에서의 추정치가 현저히 높다. 즉, 국면 1은 변동성이 작은 국면, 국면 2는 변동성이 큰 국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이확률에 대한 추정치에서는 P11과 P22 모두 주택가격 방정식에서보다 주가 방정식에서 높게 추정되었다. 전이확률 추정치 P11과 P22는 1%의 유의수준에서 모두 통계적 유의성(statistical significance)을 갖고 있다.
<그림 2>는 주택수익률과 주가수익률의 평활화 확률 추이로서, 국면 1(저변동성 국면)에 있을 확률을 보여준다. 주택수익률의 경우 국면 1에 속할 가능성이 큰 시기는 90년대 초중반, 금융위기 직전을 제외한 2003년 이후의 기간이며, 주식수익률의 경우에는 80년대 종반과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한 2005년 이후의 기간이다. 평활화 확률을 이용하여 계산한 주택가격과 주가의 국면 일치도(concordance index)는 0737로서,17) 앞서 계산한 전통적인 국면 구분 방식에 의한 국면 일치도(0.518)보다 높다.
먼저 MS-AR 모형에 대한 추정결과를 이용하여 주택가격과 주가의 여러 가지 특성 차이를 분석한다. 분석결과는 <표 6>에 정리하였다.
Δhp | Δsp | |||
---|---|---|---|---|
S=1 | S=2 | S=1 | S=2 | |
μ | −0.025 | 0.292 | 0.640 | 0.053 |
ergodic 확률 | 0.580 | 0.420 | 0.421 | 0.579 |
평균 지속기간 | 75.3개월 | 54.6개월 | 29.8개월 | 41.0개월 |
RCM | 8.039 | 24.254 |
국면별 평균(μ)을 살펴보면,18) 주택가격의 경우 변동성이 높은 국면 2에서의 월평균 가격증가율이 0.292%로 변동성이 낮은 국면 1의 −0.025%보다 높으나, 주가의 경우에는 변동성이 높은 국면 2에서의 가격증가율 평균이 0.053%로 변동성이 낮은 국면 1에서의 가격증가율 평균 0.640%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즉 주택시장에서는 고변동성-고가격증가율, 그리고 주식시장에서는 고변동성-저가격증가율의 서로 다른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주식시장의 경우 고변동성 국면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으나, 주택시장의 경우에는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이 주로 주택가격 급등과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국면별 평균 지속기간19)에서도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은 큰 차이를 보인다. 주택가격의 경우 변동성이 낮은 국면 1에서의 평균 지속기간은 75.3개월로 국면 2의 54.6개월보다 긴 반면, 주가의 경우에는 국면 1에서 29.8개월, 국면 2에서 49.2개월로 국면 2의 평균 지속기간이 길다. 한편, 주택시장에서의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은 주식시장에서의 지속기간보다 국면에 상관없이 길다. 에르고딕(ergodic) 확률20)에서도 국면별 평균 지속기간에서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국면 1이 나타날 확률은 0.580으로 국면 2의 확률 0.420보다 높으나, 주식시장에서는 국면 1의 확률은 0.421 그리고 국면 2의 확률은 0.579로 국면 2의 확률이 높다.
국면식별력은 주식시장보다는 주택시장에서 높다. 국면 구분이 얼마나 명확한가를 측정하는 regime classification measure(RCM)21)은 주택가격의 경우 8.0으로 주가의 24.2에 비해 크게 낮으며, 이는 주택시장의 국면식별력이 주식시장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MS-AR 모형에서는 국면별로 AR 계수가 다르게 추정되며, 추정된 각각의 계수를 이용하면 국면별로 서로 다른 충격반응함수를 얻게 된다. <그림 3>은 개별 시장에서 가격을 변동시키는 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그러한 충격이 해당 시장에서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가는가를 보여주는 충격 반응함수이다. 충격의 크기는 1% 포인트의 가격변동이며, 충격 반응은 수준변수(로그)와 증가율 변수 모두에서 살펴보았다.
충격 반응함수 분석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세 가지이다. 첫째, 상단의 그림에서 보듯이, 증가율(수익률)에 미치는 충격 효과는 주식시장에서 급속하게 사라지는 반면에 주택시장에서는 그 효과가 상당 기간 지속하고 있다. 둘째, 1% 포인트의 가격변동을 초래하는 동일 크기의 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주식시장보다 주택시장에서 크게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하단의 그림(hp와 sp)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주택시장과 주식시장 모두에서 국면 1(저변동성 국면)에서의 충격 효과보다 국면 2(고변동성 국면)에서의 충격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1% 포인트의 시장 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국면 1에서는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은 3.04%, 주가는 1.13% 상승하는 반면에 국면 2에서는 주택가격 3.61%, 주가는 1.44%로 상승하면서 상승 폭이 국면 1에서보다 크다.
Ⅴ. 결론
본 연구에서는 MSIAH-AR 모형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주택가격의 국면별 시계열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주가의 국면별 시계열 특성과 비교하였다. 데이터 기간은 198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이다.
실증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면을 고려하지 않은 선형 AR 모형보다 국면전환 모형을 적용한 MSIAH-AR 모형이 통계적으로 적절하다. 둘째, 국면을 가격의 상승기-하락기로 구분하는 전통적인 접근법에 비해 국면전환모형을 이용하는 현대적인 방식에서 주택가격과 주가의 국면 일치도가 높다. 셋째, 국면식별력은 주식시장보다 주택시장이 높다. 넷째,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은 주택시장이 길다. 다섯째, 주식시장에서는 고변동성 국면에서 평균 가격상승률이 낮으나, 주택시장에서는 고변동성 국면에서 평균 가격상승률이 높다. 여섯째, 시장 충격이 가격변동에 미치는 동태적 파급효과는 크기와 지속기간 면에서 주택시장에 미치는 충격 파급효과가 주식시장에 비해 심대하며,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의 파급효과가 변동성이 낮은 국면에 비해 크다.
주택시장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분석결과는 세 가지이다. 첫째, 국면 지속기간 특히 변동성이 높은 국면의 지속기간과 관련된 사항이다. 주택가격에 국면전환모형을 적용한 기존 연구에서 변동성이 높은 확장기의 평균 지속기간을 박헌수(2010)는 1~10개월22) 그리고 전해정(2015)은 3.1개월로 분석하였으나, 본 연구에서의 분석결과는 54.6개월로 매우 길다. 이러한 차이는 국면 구분과 관련된 모형의 차이에 기인한다. 국면을 가격증가율 평균의 크기에 기초하여 구분하는 이들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변수의 변동성 크기에 기초하여 국면을 구분하고 있다. 주택투자자나 정책관련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고려요소 중의 하나는 고변동성 국면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는가 하는 점이다. 주택시장에서 고변동성 국면의 지속기간이 길다는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주택투자나 주택정책과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고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충격의 동태적 파급효과와 관련하여, 고변동성 국면에서의 파급효과가 더 크며, 특히 주택시장에서의 파급효과는 지속기간이 길고 심대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주택 관련 정책의 시행에 앞서 정책 당국은 국면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국면별로 그 효과가 주택시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택가격을 변동시키고자 하는 정책의 경우에 단기적인 결과에 근거하여 정책이 입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주택시장에서의 충격의 파급효과는 시간이 진행되면서 누적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단기적인 효과에 기초하여 정책이 입안되는 경우 장기적으로는 원래의 정책 의도를 벗어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셋째, 주식시장에서는 고변동성 국면에서의 가격증가율이 낮으나, 주택시장에서는 고변동성 국면에서의 가격증가율이 높다는 분석결과에 대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투자이론에서는 고위험-고수익률의 관계를 제시하고 있으며, 위험의 지표로는 변동성이 사용된다. 투자이론에서의 변동성은 투자재의 속성과 관련이 있으며, 본 연구에서 사용된 변동성과는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위의 결과를 시장에서의 고위험-고수익률의 관계를 설명하는 투자이론23)과 결부시킬 수는 없으며, 위의 결과는 주식시장의 경우 주로 주가의 급락으로 고변동성 국면이 초래되며, 주택시장의 경우에는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이 주로 주택가격 급등과 연계되어 있음을 의미할 뿐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면전환모형 분석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2 국면 모형을 사용하였으며, 국면을 고변동성 국면과 저변동성 국면으로 구분하였다. 고변동성이라는 특성은 가격 급등기와 가격 급락기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이며, 양 기간에서의 동태적 시계열 특성은 크게 다르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국면별 시계열 특성을 보다 정치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변동성 국면을 가격 급등기와 가격 급락기의 두 부분으로 나누는 3 국면 모형의 설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