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매년 서울시에서는 약 10만 호 안팎의 아파트가 매매되고 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수를 고려하면 20만 가구 이상이 서울시 아파트 매매시장과 관련된다. 여기에 국민의 80% 정도가 아파트 거주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여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의 부동산시장을 되돌아보면,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2010년 중반까지 주택가격은 매년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2010년 중반 이후부터 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였는데, 2016년의 아파트 상승률은 전년도 대비 12%였고, 2017년 11%, 2018년 16%, 2019년에는 17% 상승했다. 이러한 주택가격 상승은 서울시 지역별로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10년 간 서울시 아파트가격 변화를 보면, 성동구는 2010년 아파트 평균가격 대비 2019년 가격이 2.09배 상승하였고, 강남구가 2.07배, 마포구가 2.01배의 상승이 있었다. 반면, 은평구는 1.25배, 도봉구는 1.48배, 중랑구는 1.50배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상승을 나타내었다(김남정, 2020).
지역별 주택가격 상승의 차이는 곧 내 집을 마련 할 수 있는 기회가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지역별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rice-to-income ratio, PIR)의 차이에 따라서 특정지역과 특정소득계층 거주가 구분되어지는 사회적 문제가 나타날 소지 역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주택가격의 변화와 이로 인한 PIR의 변화는 아직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지 못한 무주택 가구에 영향을 주며, 도시관리적 측면에서는 지역과 소득수준이 특정 지어지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중요한 정책적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토대로 본 연구는 서울시를 대상으로 최근 10년 동안 아파트를 통한 내집마련 여건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택난 해소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연구의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이며, 시간적 범위는 2010년부터 2019년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 주택구매 여건에 대한 분석은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를 활용한다. PIR 산출을 위한 소득 자료는 첫째, 국세청이 매년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한다. 다만,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전국단위 소득분위 결과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의 대상에 해당되는 서울시만의 소득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한계를 안고 있다. 둘째, 아파트가격 자료는 국토교통부 (2020)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공개하고 있는 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한다.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10년간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784,697건이다.
Ⅱ.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rice-to-Income Ratio, PIR)에 대한 이론적 고찰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금융조건을 고려하여 주택구입 용이성을 측정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 HAI),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ent income ratio, RIR)과 함께 가구의 주거부담을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지표들 중 하나이다. 특히, 1990년을 전후하여 세계은행(World Bank)을 중심으로 각국의 주택시장 여건을 비교분석하기 위한 기초적인 틀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주택시장의 주거부담능력을 비교분석하기 위한 지표로 선정되어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졌다(Quigley and Raphael, 2004).
우리나라에서도 PIR은 국내 주택가격이 외국에 비하여 어느 정도 수준이고, 서민 및 중산층 가구의 주택구입이 외국에 비하여 어느 정도 용이한가를 비교하는데 있어서 학계 및 언론에서 빈번하게 논의되는 지표이다. 주요 연구기관에서 각기 다른 방법과 자료를 이용하여 산정된 PIR지표가 발표되어 왔다.
PIR은 특정지역의 특정시점에 있어서 대표성 있는 주택가격과 가구소득의 비율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지표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계산에 사용되는 표본, 지역 구분, 통계지표에 따라서 그 값이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산정작업에 주의가 요구되는 지표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택가격 부담능력의 상대적인 변화 추세가 아닌 절대적인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 특히, 국제비교를 위해서는 산정지표의 비교타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고려와 엄밀한 선택이 필요한 지표이다(이창무 외 2012).
현재 우리나라에서 PIR을 공표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국민은행, 국토교통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있으며, 조사하는 기관별로 소득수준을 나누거나 조사의 목적에 따라 PIR의 산출방법이 다르다.
PIR은 평균값과 혹은 중위 값을 활용하여 산출이 가능하며, 이때 PIR의 산출식은 다음과 같다(국토교통부, 2019).
Pj,t: t 시점, j 가구의 현재주택가격, Ij,t: j가구의 연소득
PIR은 현재의 주택가격을 가구의 연소득과 비교하여 산정하기 때문에 PIR이 10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의 주택 한 채를 마련하는데 가구의 모든 소득을 1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PIR은 연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우리나라와 같이 주택대출을 통해 주택자금의 일정 비율을 충당하는 경우에는 실제 내 집 마련 기간이 더 길게 나타난다. 즉, PIR이 10이라고 해서 일반가구가 10년 후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PIR 발표는 KB국민은행이 매월 발행하는 ‘KB주택가격동향’의 주택가격 및 소득분위별 PIR 자료, 국토교통부가 매년 실시하는 ‘주거실태조사’에서 공표되는 지역별 및 소득별 PIR 자료,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주택금융 및 유동화증권 통계’에서의 지역별 PIR 자료가 대표적이다.
먼저, KB주택가격동향의 PIR은 해당 월의 분기 기준으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의 소득을 활용하며, 이때 전국은 전 가구 기준 소득을 사용하고 서울은 도시가구 기준의 소득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해당 월 기준으로 KB주택가격동향의 자료를 사용하는데 소득과 주택가격 모두 소득5분위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의 발표에 의하면 다음의 <표 1>과 같이 2020년 3월 기준으로 중간소득가구 연소득은 5,544만 원이고 전국의 중간 정도의 평균주택가격은 28,974만 원으로서 우리나라 전국의 평균 PIR이 5.22배로 조사되었다.
자료: KB국민은행. (2020). KB주택가격동향: 6월 보고서, 서울: KB국민은행, 22.
PIR, price-to-income ratio.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서는 중위수를 활용하여 전국단위, 수도권, 광역시, 도지역에 대한 PIR을 산정하며, 매년 PIR 변동과정을 관찰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다음의 <그림 1>과 같이 2019년도 전국 PIR은 중위수 기준으로 5.4이며, 수도권은 6.8이며, 광역시는 5.5, 도지역은 3.6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주택금융 및 유동화증권 통계’를 발표하면서 해당 기관의 보금자리론 이용자를 대상으로 산출한 PIR을 발표하고 있다. 다음의 <표 2>를 보면, 2020년도 2월 기준으로 전국 평균 PIR은 4.45이며, 서울은 5.22 수준이다.
자료: 한국주택금융공사 (2020).
PIR, price-to-income ratio.
주택구입능력에 관한 연구 중 PIR을 활용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실정이다. 먼저, PIR을 활용하여 주택구매능력을 실증연구한 사례로는 은준(2020)의 ‘거시경제변수와 주택정책의 주택구매분석’ 연구가 있으며, 다음으로 PIR의 산출방법과 관련해서는 국내 PIR 지표의 공표기관별 차이발생 원인을 진단한 이창무 외(2012)의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의 산정방식 및 그 수준에 대한 국제비교’ 연구와 국내외 PIR 산출방법을 비교한 홍정은(2010)의 ‘주택 부담능력 지표에 관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PIR과 관련된 선행연구의 수가 적고, 주로 산출방법에 연구목적을 갖는 이유는 PIR이 기본적으로 소득과 주택가격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으로써 해당 자료를 취득하여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에 대한 실거래가격 자료 역시 공개된 시기가 오래 되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앞서 PIR 산정사례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국내 주요 기관에서 대도시에 대한 PIR을 공표해 왔고, 최근의 부동산시장과 같이 서울시 등 특정지역 전체의 주택가격 상승이 문제가 된 시기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연구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PIR을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아파트의 구입 및 가격변동에 따른 주택시장 변동에 대한 연구는 다수 진행되어 왔다. 강요명 외(2016), 김종대(2018), 김천일(2018), 이중희․오택근(2008), 박상우․박환용(2014), 배영균(2010), 최윤영․김지현(2016), 한기호(2010)의 연구가 대표적인 연구들이다.
이러한 선행연구 흐름을 놓고 볼 때, 우리나라 부동산정책의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를 대상으로 하여 25개 자치구에 대한 10년 동안의 PIR 변동 특성을 분석한 연구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연구이다. 따라서 본 연구가 활용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분석과정, 분석내용 등은 향후 PIR 관련 연구의 다양화와 연구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Ⅲ. 연구모형의 설계 및 PIR 분석을 위한 기초 현황
본 연구에서 활용되는 자료는 서울시 아파트 실거래가 데이터와 전국 전체가구의 가계수지 중 소득 데이터이다. 먼저, 아파트 거래량과 주택가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공식자료를 활용한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서울시 25개 구(區)의 아파트 실거래 데이터 수는 총 784,697건이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는 2006년 1월부터 부동산거래신고 및 주택거래신고1)를 한 주택, 오피스텔, 토지, 상업․업무용 부동산 및 2007년 6월 29일 이후 체결된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S)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집계기준은 계약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다음으로 소득수준 데이터는 통계청이 매 분기별로 조사하여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2) 데이터를 활용한다. 1963년부터 작성되어 오고 있는 가계동향조사는 가구에 대한 가계수지 실태를 파악하여 국민의 소득과 소비 수준변화의 측정 및 분석 등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사되고 있다. 분기표본규모는 9,600가구이며, 전국에 거주하는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본 연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10년간 PIR 변화특징을 분석하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서울시 자치구별 소득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 전체 및 자치구별 소득현황에 대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통계청(2020)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매년 제공하는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도시 2인 이상) 전국 단위 소득자료를 활용한다. 이는 본 연구의 한계에 해당되며, 최근과 같이 부동산시장이 광역단위가 아닌 이보다 좁은 지역단위로 변화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공공데이터 활용 여건의 개선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분석도구로 활용하는 PIR의 산출은 평균소득과 평균가격을 적용한다. PIR은 주택 구매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주택가격을 가구당 연소득으로 나눈 배수이다. 여기서 주택가격과 가구당 연소득은 평균값과 중위값을 적용하는 2가지 방법이 통용되고 있다.
표본이 많을 경우라든지 비슷한 값이 많은 경우에는 평균값을 대체로 사용하며, 표본별로 가격 및 소득의 차이가 클 경우에는 최소․최대 극단값의 영향을 제거하고자 중위값을 사용한다. 다만, 중위값은 표본의 특성값이 중간분포보다 극단분포가 더 많은 경우에는 오류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평균값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한다.
이는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소득자료가 평균값으로 산출되어 있고, 분석에 활용하는 데이터 수가 784,697건으로서 최소․최대 극단값의 영향이 적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실거래가 데이터는 실제 매매결과를 나타내는 정보로서 매매가격의 규모와 관계없이 분석에 그 결과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매매가격은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과 북부지역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모두 반영하기 위해서는 중위값보다 평균값을 활용한 PIR 산출이 본 연구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별 PIR 변화와 관련하여 PIR 평균과 표준오차, 그래프의 산출은 ‘SPSS 12.0K for Windows’ 프로그램을 활용하였으며, 집단별 평균분석과 대화형 그래프를 활용하였다.
서울시의 아파트 거래량을 다음의 <표 3>을 통해 구(區)단위로 살펴보면, 최근 10년 간 주택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구는 노원구로서 10년 동안 77,726호가 거래되었다. 이는 전체 거래량의 9.9%에 해당되는 거래량이다. 노원구 외에 송파구가 6.9%, 강남구 6.4%, 강서구 5.9%, 양천구 4.9%, 서초구 4.8%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구는 종로구로서 10년 동안 6,258호가 거래되었으며, 이는 전체 거래량의 0.8%에 해당된다.
서울시의 아파트 거래가격을 다음의 <표 4>를 통해 구(區)단위로 살펴보면, 최근 10년 간 아파트 가격은 1.73배 상승하였다. 2010년의 서울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46,279만 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80,092만 원으로 상승하였다.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은 성동구로 나타났다. 성동구는 2010년 평균 거래가격이 46,118만 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96,487만 원으로 2.09배 상승하였다. 다음으로 강남구가 최근 10년 동안 2.07배 상승하였고, 마포구 2.01배, 서대문구 1.92배, 용산구 1.90배 순으로 상승하였다. 가장 상승률이 낮은 지역은 은평구로서 1.25배 상승하였다.
참조: 연도별 아파트 평균가격은 구별 평균가격의 합을 25개 구로 나눈 값임. 이에 따라 구별 평균가격과는 약간의 차이가 발생함.
다음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소득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의 평균 소득은 44,120,949원, 2011년은 46,656,355원, 2012년은 49,476,549원, 2013년은 50,461,538원, 2014년은 51,997,579원, 2015년은 52,868,767원, 2016년은 53,183,387원, 2017년은 54,245,840원, 2018년은 56,988,547원, 2019년은 57,521,293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가구의 평균소득이 1.30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Ⅳ.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주택구입 부담(PIR) 변화 특성
최근 10년 동안의 평균 PIR을 적용하여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특징을 다음의 <표 5> 및 <그림 2>와 같이 분석한 결과, 평균 PIR 값에서 3개 지역군으로 구분되는 특징이 나타났다.
PIR, price-to-income ratio.
먼저, 평균 PIR이 타 지역보다 높은 4개 지역은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송파구로 분석되었다. 강남구의 평균 PIR은 20.77, 서초구는 20.48, 용산구는 17.90, 송파구는 14.80이며, 이들 4개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PIR의 표준편차가 크고, PIR의 최소값과 최대값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값과 최대값이 높다는 것은 고가의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표준편차가 크다는 것은 고가의 아파트의 가격대가 넓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PIR 특성은 저소득가구에게는 내 집 마련 여건이 더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정 소득수준을 갖춘 중소득가구와 고소득가구에게는 해당 지역 내에서의 가격대에 맞는 아파트 마련 여건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최상위 PIR을 갖는 4개 지역 다음으로 9개 지역이 25개 자치구 중에서 중간수준의 PIR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9개 지역은 강동구, 광진구, 동작구, 마포구, 성동구, 양천구, 영등포구, 종로구, 중구이다. 이들 지역은 PIR이 가장 높은 4개 지역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인접하지 않은 종로구와 영등포구, 양천구는 지역 내 CBD지역을 갖춘 자치구의 특징을 갖고 있다.
반면에 평균 PIR이 하위권에 속한 지역으로는 강북구, 강서구, 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중랑구의 12개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서울 중심부를 기준으로 서울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울시의 아파트 PIR은 지역적으로 볼 때, 1차적으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외곽으로 갈수록 PIR이 낮아지고 있으며, 2차적으로는 서울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갈수록 PIR이 낮아지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최근 10년 동안 PIR 변화를 다음의 <표 6>을 통해 살펴보면, 자치구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PIR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다가 2015년부터 높아지는 U자형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PIR, price-to-income ratio.
이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다음의 <그림 3> 및 <그림 4>와 같이 크게 4개 유형으로 PIR이 변화 양상이 그룹화3)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하락 후 급상승’ 형태를 갖는 지역이다. 이 형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PIR이 하락하다가 2015년 이후에 급격한 상승을 나타내는 형태이다.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가 해당되며,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평균 PIR과 최대 PIR이 가장 높은 지역에 해당된다. 상승폭을 고려할 때, 아파트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높게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유지 후 급상승’ 형태를 갖는 지역이다. 이 형태는 2010년부터 2017년 또는 2018년까지 PIR의 하락과 상승의 차이가 크지 않다가 이후에 급격한 상승이 나타난 형태이다. 즉, 최근 1~2년 사이에 PIR의 변화가 이전 8~9년에 비해 상승 변동 폭이 컸던 지역으로서 동작구, 마포구, 성동구가 해당된다. 이들 3개 지역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아파트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3구 및 이 외 지역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U자 형태의 양상을 보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는 이들 지역에서 PIR이 가장 높고 상승 폭이 컸던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특징이 있고, 최근 1~2년 동안 특별히 아파트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이 있었기 때문으로 예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에 도심재개발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단지가 위치하고 있거나, 신규 아파트단지 분양이 있었던 지역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셋째, ‘급하락 후 급상승’ 형태를 갖는 지역이다. 이 형태는 앞서 두 가지 형태와는 다르게 2014년까지 PIR의 하락과 이후의 PIR 상승이 유사한 대칭형으로 나타나는 형태이다. 특정시점에서 PIR 변화가 없이 하락과 상승이 골고루 나타난 지역으로서 강동구, 광진구, 송파구, 영등포구의 4개 자치구가 해당된다. 이들 지역은 앞서 급격한 상승을 나타내었던 지역과 인접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넷째, ‘약하락 후 약상승’ 형태를 갖는 지역이다. 주택가격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앞서의 다른 지역보다 PIR의 상승과 하락이 최근 10년 동안 크지 않았던 지역이다. 이는 내 집 마련 여건이 주택가격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지역은 평균 PIR과 최소 PIR, 최대 PIR이 가장 낮은 지역에 해당되며, 강남3구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 아파트의 PIR 변동을 자치구별로 분석해 보면, 최근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구를 중심으로 서울시 외곽으로 갈수록 PIR 변동이 낮다는 특징이 있고, 강남에서 시작된 PIR 변동이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한강을 따라 동쪽과 서쪽 인접지역으로 영향을 준 것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PIR을 활용하여 서울시의 주택마련 여건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생산․관리하는 주택 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하여 최근 10년(2010~2019년) 동안 거래된 총 784,697건의 아파트 실거래자료를 통해 서울시 25개 자치구별로 PIR의 변화 및 특성을 관찰․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서울시 아파트의 PIR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하락하다가 이후 2019년까지 급격한 상승을 나타내었다. PIR 상승을 주도한 지역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로 분석되어 최근에 서울시 부동산시장을 주도했던 것이 증명되었다. 특징적으로 이들 지역과 인접한 마포구, 성동구, 동작구의 PIR 변동 추세가 다른 지역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4~2015년까지는 PIR이 하락 및 상승이 거의 없다가 이후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2010년부터 2015년의 시기는 서울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의 PIR이 하락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3개 자치구는 같은 기간 동안 PIR의 변동이 거의 없다가 2015년 이후에 급격한 상승을 나타내었다. 이는 이들 자치구와 인접한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의 PIR이 급등하기 시작한 시기와 유사한 형태이다. 따라서 아파트의 경우는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의 주택가격 상승이 바로 인접한 지역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서울시 아파트의 PIR 변화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를 중심으로 주변지역과 서울시 외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여기에 더하여 한강을 따라서 한강과 인접한 지역의 PIR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서울의 서쪽으로는 마포구와 동작구, 동쪽으로는 광진구와 성동구의 PIR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PIR이 가장 낮은 자치구가 집중된 곳은 서울시 북부 외곽지역이며, 그 다음으로 낮은 지역은 서울시 남서쪽에 외곽에 위치한 자치구들로 나타났다. 종합해 볼 때, 서울시의 PIR은 강남3구와 한강의 동서축을 따라서 변동이 심하였고, 반대로 서울의 남북축으로는 변동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서울시에 있어서 내 집 마련 여건은 강남과 한강 축을 따라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주거안정 및 내 집 마련 여건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파트에 대한 선호와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서울 외곽지역에 아파트 공급량을 집중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울 중심부의 아파트는 인기가 높아 가격변동에 민감도가 높지만 외곽지역은 상대적으로 PIR 변동이 크지 않았다. 따라서 직장과의 거리를 고려하여 강남권 및 도심권과 가까운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던 정책을 일부 조정하여 가격변화와 이에 따른 PIR 변동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외곽지역에 저소득가구를 위한 아파트 공급량 확대가 필요하다. 직주근접과 직장과의 이동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주택이 시장에 존재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주택가격 변동의 민간도가 낮은 외곽지역에 저소득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의 공급량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서울시의 부동산시장 지도는 과거에 강남3구에서 최근에는 용산구, 성동구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에 더하여 이들 자치구와 인접한 지역에서 PIR의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한강을 중심으로 인접해 있거나 서울의 남동쪽에 집중되어 위치하고 있다. 지역별 PIR 격차는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격차가 심화될 경우에는 거주지역이 신분을 결정하는 부정적 사회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별로 다양한 소득계층이 어울려 거주하고, 폭 넓은 주택가격의 주택이 위치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의 다양화 정책이 요구된다. 우선적으로 PIR이 높고 상승의 변동추세를 갖는 지역에 대하여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거나, 신혼부부, 청년 등 내 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계층에 대한 특별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아파트 단지 내 소셜믹스(social mix)에서 나아가 지역 내 소셜믹스가 확대되어 지역의 거주 다양성을 확보․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서울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PIR 변화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용산구, 성동구 등 인접지역으로의 확산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치구별 핀셋 규제도 중요하지만, 바로 인접한 지역을 동시에 관리함으로써 이후의 풍선효과가 인접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